포스코가 경력을 보유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경력 기반 신입사원’ 채용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다른 제조업 생산직 근무 경험이 있지만 타사 인턴 과정을 거치기 어려운 지원자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경력을 지우고 입사하는 ‘중고 신입’ 전형”이라며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서 근무할 경력 기반 생산기술직 신입사원을 다음 달 5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 전형은 별도의 인턴 체험 과정 없이 바로 입사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지원 자격은 운전·정비 분야로, 금속·화공·기계·전기·전자 관련 전공자나 해당 자격증 소지자여야 한다. 아울러 제조업 생산직에서 5년 미만 근무 경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신입사원 전형’이라는 이유로 이전 근무 경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경력을 지우고 입사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 신입’ 전형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포스코 측은 “기존 신입 채용에서는 최소 6주간의 체험형 인턴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이미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근무자들이 이직 시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중고 신입을 뽑는다는 건 사실상 경력자를 ‘경력 무(無) 처우’로 고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구직자가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갑론을박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제조에서 5년 미만은 경력이 아니라 신입?" "퇴사자들 다시 오란 이야기인가" "신입사원을 뽑는다, 하지만 경력이 있어야 된다, 하지만 타사 경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경력 기반 신입사원이라니 대단하다" "경력직 같은 신입을 뽑으면서 왜 봉급은 신입 봉급으로"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포스코 생산기술직은 사무직에 견줄 만한 연봉 수준과 복지, 높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로 유명해 취준생들 사이에서 ‘킹산직’이라 불린다. 성과급과 수당 등을 포함한 초봉이 약 7400만원에 달하며, 기숙사가 5년간 무료로 제공된다. 또한 사무직과 동일하게 임원 선발 기회가 주어지며 정년 퇴직 후에도 최대 2년간 재고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