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와인 한두 잔을 즐기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과도한 양의 당분을 섭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기 와인들이 사실상 '병에 든 디저트'라고 지적하며, 일부 와인은 한 캔의 콜라와 맞먹는 당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산 스파클링 로제 와인인 베어풋 버블리 핑크 모스카토는 175ml 잔당 약 14g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양의 오리지널 코카콜라(175ml 기준 약 18.5g)보다 불과 몇 그램 적을 뿐이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권장하는 하루 자유당(식품 및 음료에 첨가된 당) 섭취량인 30g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와인드랍의 설립자인 조니 잉글리스는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자신이 즐기는 와인 속 당분 함량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비스킷이나 탄산음료를 줄이는 데 집중하지만, 저녁에 마시는 와인이 상당한 양의 당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며 "일부 와인은 한 잔당 과일 주스보다 더 많은 당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몇몇 와인은 탄산음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와인 병에는 명확한 당분 표시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마시는 와인의 정확한 당 함량을 거의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50ml의 오렌지 주스나 사과 주스 한 잔에는 약 12~15g의 당분이 포함되어 있어 일부 와인이 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잉글리스는 특히 로제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브랜드별로 당 함량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잉글리스는 와인의 당분 섭취를 줄이고 싶다면 드라이 화이트 와인 또는 드라이 레드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들 와인은 한 잔당 0~2g의 당분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드라이 와인은 더 오랜 시간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포도의 천연 당분이 대부분 알코올로 변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당 함량이 낮다"며 "반면, 과일 와인이나 반달콤한 로제 와인은 당 함량이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헀다.
영양사 롭 홉슨 역시 와인 속 당분이 식단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마시는 와인이 당 섭취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지 못한다"며 "드라이 와인의 경우 한 잔당 당분이 1~3g으로 적고, 이는 발효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당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자유당'으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식단에서 '숨겨진' 혹은 '추가된' 당분은 비만과 당뇨병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NHS는 과도한 당 섭취가 비만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심장병, 일부 암, 제2형 당뇨병 등의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강을 위해서는 와인의 당 함량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알코올 섭취량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