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성 건강 전문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샴 싱 박사는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위험을 높이고 짜증과 같은 감정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샴 싱 박사는 "성적 욕구를 억누르면서 다른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불안이나 짜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성관계를 하면 엔도르핀과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관계 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통증과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뇌 내 화학물질로, 성관계 중에는 최대 200%까지 증가한다.
또한 싱 박사는 성적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수치심이나 심각한 불안,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21년 4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서는 팬데믹 기간 중 성관계가 활발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불안 수준이 낮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싱 박사는 성관계를 정기적으로 갖지 않으면 신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녀 모두 성적 해소가 부족하면 긴장감과 불안이 신체적으로 나타나 근육 경직, 집중력 저하, 접촉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성인 5명 중 1명이 전혀 성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충격을 주고 있다.
싱 박사는 성관계를 피하는 사람들이 수면 장애와 식욕 변화 등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간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영향을 받아 에너지 수준, 식욕, 수면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며 "성관계를 통해 분비되는 옥시토신 덕분에 긴장을 풀고 숙면을 취할 수 있는데, 이를 하지 않으면 만성 피로를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3년 '성의학 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발표된 43개 연구 결과를 분석한 리뷰 논문에서도 성관계 빈도가 수면의 질과 지속 시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최근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진은 일주일에 성관계를 1회 미만으로 하는 20~59세 여성들이 5년 내 사망 위험이 70%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염증과 관련된 특정 단백질 수치가 높아져 건강한 세포, 조직, 장기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성관계를 한 여성들은 이 단백질 수치가 낮았으며 사망 위험 증가도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