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과 은행권 대출이 증가한 반면,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은 줄었다. 연체율은 두 해 연속 상승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3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 잔액은 5150만 원으로 전년 대비 0.7%(35만 원) 증가했다. 2022년 평균 대출액이 1.7% 감소한 이후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중위 대출은 5000만 원으로 전년과 같았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2038만 원으로 3.7%, 주택 외 담보대출은 1754만 원으로 2.1%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1157만 원으로 5.4%, 기타 대출은 201만 원으로 4.0% 각각 감소했다. 통계청은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 도입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 대출이 1.7% 증가했으나, 비은행권 대출은 1.2% 줄었다. 연체율은 대출 잔액 기준 0.51%로, 전년(0.43%)보다 0.08%포인트(p) 상승하며 201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오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은행 대출 연체율은 0.21%(+0.04%p), 비은행권은 1.07%(+0.19%p)로 각각 상승했다.
연령별 평균 대출은 40대가 779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6979만 원), 50대(5993만 원), 60대(3745만 원) 순이었다. 반면 연체율은 고령층에서 높았다. 60대가 0.86%로 가장 높았고, 50대(0.66%), 70세 이상(0.65%) 순이었다. 특히 60대의 연체율은 전년보다 0.16%p 올라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30대는 0.31%로 가장 낮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평균 대출액이 6377만 원, 여성은 3717만 원으로 남성이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하지만 증가율은 여성(+1.1%)이 남성(+0.6%)보다 높았다. 연체율은 남성 0.57%, 여성 0.40%로 모두 소폭 상승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거주자의 평균 대출이 6265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단독주택 거주자는 2993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연체율은 단독주택 거주자가 1.39%로 가장 높았고, 아파트 거주자가 0.29%로 가장 낮았다. 모든 주택 유형에서 연체율은 전년보다 상승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평균 대출과 연체율도 차이를 보였다. 연소득 1억 원 이상 근로자는 평균 대출이 많았지만 연체율은 0.08%로 가장 낮았다. 반면 소득 3000만 원 미만 구간의 연체율은 1.32%로 가장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대출이 7782만 원으로 중소기업 근로자(4299만 원)의 1.8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연체율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0.82%로 대기업(0.29%)보다 약 3배 가까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 종사자의 평균 대출이 1억27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2154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연체율은 건설업(1.28%), 숙박·음식업(1.12%) 순으로 높았고, 교육업은 0.16%로 가장 낮았다.
한편, 대출 건수로 보면 1건(8.7%)과 2건(3.7%)은 증가했지만, 3건 이상 다중 대출은 2.8%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