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효과 등 조업일수 증가 영향으로 2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하며 ‘트리플 플러스’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건설업은 7개월 만에 감소세를 멈추고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크게 줄고, 건설·기계 수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산업 전반의 회복세가 견고하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2020년=100, 계절조정)는 111.7로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1.8% 증가한 뒤 올해 1월 3.0%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자부품(9.1%), 전기장비(6.0%) 등의 호조로 전월보다 1.0% 증가했다. 반면 1차금속은 4.6% 줄며 부진을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6.5%), 금융·보험(2.3%) 등이 늘어나면서 0.5% 증가했다. 정보통신은 3.9% 줄었다.
특히 건설업 생산(건설기성)은 1.5% 증가하며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진 감소 흐름을 끊어냈다. 건축(-2.2%) 부문은 여전히 부진했으나, 토목(13.1%)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는 102.9로 전월보다 1.5% 상승하며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내구재 판매가 13.2% 급증하면서 비내구재(-2.5%)와 준내구재(-1.7%)의 감소를 상쇄했다. 특히 승용차(13.5%) 판매는 정부 보조금 영향 등으로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23.3%)와 운송장비(7.4%) 증가에 힘입어 전월 대비 18.7%나 급증했다. 반도체제조용 기계 수요가 확대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 1월 설비투자가 14.2% 급감했던 기저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기 지표도 소폭 상승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p) 오른 98.5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1p 올라 100.4를 나타냈다.
하지만 산업 전반이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전월 대비 3.0% 감소하며 2022년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연말 항공 사고 및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3.8% 줄었으며, 최근 4개월간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미래 건설 경기의 척도인 건설수주도 부진한 모습이다. 건축(-9.3%)과 토목(-0.1%) 수주가 모두 줄어든 탓에 전체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6.9%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선행 지표인 국내 기계수주도 민간(-7.7%)과 공공(-3.0%) 모두 부진하며 전년 동월 대비 7.4% 감소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설 연휴가 1월 말로 앞당겨지면서 2월 조업일수가 1년 전보다 1.5일 늘었고, 이로 인한 기저효과가 산업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며 “산업활동 지표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