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지난해 실적 호조에 힘입어 수십억 원대의 상여금을 지급한 가운데, 빗썸이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된 전직 경영진에게도 억대 보수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해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에게 상여금 20억원을 포함해 총 47억400만원을 지급했다. 구체적으로는 급여 4억6,600만원, 퇴직소득 22억3,700만원, 상여금 20억원이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특정 코인의 빗썸 상장을 대가로 현금 30억원과 명품 시계,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현금 수수 혐의는 무죄 판결이 났지만, 금품 수수는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대표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빗썸홀딩스 대표를 지내며 빗썸에서도 사내이사 및 사장으로 활동했고, 구속된 당일 퇴사 처리됐다.
빗썸은 “제도권 진입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 고객 자산 보호 체계 마련 등 회사 성장 기여도를 고려해 지급한 보수”라고 해명했지만, 법적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에게 거액의 상여금을 지급한 점에서 ESG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한 빗썸은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 이사회 의장에게도 10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이 전 의장은 현재 빗썸홀딩스 사내이사이자 서비스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신규 서비스 기획과 기존 서비스 개선 등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받았다.
한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거액의 상여금과 배당을 진행했다. 최대주주 송치형 의장은 지난해 급여 및 상여로 62억원, 배당으로 1,042억원 등 총 1,100억원 이상을 수령했다. 두나무는 2023년 영업이익 1조1,863억원, 순이익 9,83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