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2분 11초,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329.15포인트)보다 5.19%(17.10포인트) 급락한 312.05를 기록하면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이는 사이드카 발동 요건인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변동된 상태가 1분간 지속’에 해당한다.
사이드카는 파생상품 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인한 현물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하루 한 차례, 장 종료 40분 전까지만 발동될 수 있다. 발동 시 프로그램 매매는 5분간 중단된다.
이번 사이드카 발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상호 관세 부과 발표 이후 뉴욕 증시가 폭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이틀간 뉴욕 증시에서는 약 6조6000억 달러(약 9646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9.3%, 나스닥지수는 11.4% 하락했다.
국내 증시도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65.42) 대비 106.17포인트(4.31%) 급락한 2359.25로 출발했으며, 장중 4.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2.96%(20.37포인트) 하락한 667.02로 장을 시작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오전 9시 12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600원(4.63%) 하락한 5만3500원, SK하이닉스는 12200원(6.70%) 급락한 17만 원에 거래됐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2.43%), 삼성바이오로직스(-6.08%), 현대차(-5.01%), 기아(-5.02%) 등 주요 종목이 줄줄이 하락했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34.1원) 대비 27.9원 급등한 1462.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투자심리 위축이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사이드카가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이드카는 지난 1996년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31차례 발동됐으며, 이날 매도 사이드카는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이다. 하루 뒤인 8월 6일에는 반대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