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이경호 기자) KDB생명(옛 금호생명)이 오는 16~20일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KDB생명 2025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논란에 휩싸였다. 시상식에는 지난달 29일 공식임기가 만료된 임승태 대표와 김병철 수석 부사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되자 최근 산업은행은 어쩔 수 없이 KDB생명을 자회사로 공식 편입시켰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굳이 큰 돈을 들여 해외에서 시상식을 여는 것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KDB생명 지분 76.19%를 확보하며 공식적인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산업은행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의 지분을 넘겨받았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정상화시켜 다시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으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자본력의 부재 때문이다.
KDB생명은 보험사 지급여력 지표인 K-ICS 비율이 경과 조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경과조치 전 44.54%, 경과조치 후 129.15%를 기록한 이후, 2분기에는 각각 58.75%과 155.40%, 3분기에는 66.32%과 179.51%를 기록했다.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경과조치 효과를 빼면 보험업법 기준치인 100%에 한참 못 미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K-ICS 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KDB생명은 지난해 자본금 4983억원, 자본총계 613억원으로 자본잠식률 87.7%를 나타냈다. 최초 투자금까지 까먹고 있어 기업 생존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KDB생명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4370억원을 수혈해야 하는데 사실상 대규모 유상증자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KDB생명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2023년에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당시 최철웅 KDB생명 사장과 수상자 및 그 가족, 임직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한 바 있다"면서 "우수 영업인의 노고를 치하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회사 유동성이 바닥난 상태에서 굳이 해외까지 나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의문이다"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