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보험과 금융투자 부문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면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24조원에 육박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치, 연결 기준)’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NH)·iM·BNK·JB·한국투자·메리츠 등 10개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조8,478억원으로, 전년(21조5,246억원) 대비 2조3,232억원(10.8%) 증가했다. 이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20조원을 넘긴 것이며,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업권별로는 은행 부문 순이익이 16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59.8%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보험(3조9,000억원·14.3%)과 금융투자(3조2,000억원·11.7%) 부문도 각각 16.5%, 15.2%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사는 2조6,000억원으로 5.8% 감소했다.
총자산도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지주의 연결 총자산은 3,754조8,000억원으로, 전년(3,530조7,000억원) 대비 224조원(6.3%) 증가했다. 자산 구성에서도 은행이 7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했으며, 금융투자(10.8%), 보험(6.7%), 여전사 등(6.3%)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자산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은 다소 악화된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0%로, 전년(0.72%)보다 0.18%포인트 상승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150.6%에서 122.7%로 27.9%포인트 하락해 손실 흡수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지주 8개사의 자본비율(총자본·기본자본·보통주 자본)은 각각 15.67%, 14.55%, 12.84%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모두 금융당국의 규제비율(12.5%, 10.5%, 9.0%)을 상회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의 자산 성장과 수익성은 양호하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 등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융지주의 잠재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금융지원 기능을 강화해 경제안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10대 금융지주사의 소속 회사 수는 335개로, 2023년 말 대비 6개가 순증했다. 이중 은행 자산은 6.3% 증가한 167조1,000억원, 금융투자 11% 증가한 40조1,000억원, 보험은 5.3% 늘어난 12조7,000억원, 여전사 등은 0.2% 증가한 4,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