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수출 품목 대부분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타격이 컸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2025년 4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339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억7천만 달러(5.2%) 줄었다. 조업일수는 15.5일로 전년과 같았다.
수출은 올해 2~3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4월 들어 감소로 전환됐다. 1월에도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줄어 15개월간의 증가 흐름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0.7% 증가하며 전체 수출의 19.1%를 차지했지만, 나머지 9개 주요 품목은 모두 부진했다.
▲가전제품(-29.9%) ▲컴퓨터주변기기(-23.3%) ▲석유제품(-22.0%) ▲선박(-9.1%) ▲철강제품(-8.7%) ▲승용차(-6.5%) ▲정밀기기(-5.9%) ▲자동차부품(-1.7%) 등이 일제히 감소했다.
수출 대상국 중에서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14.3% 급감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관세청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가 수출 위축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율을 예고했으나, 현재는 90일간 유예된 상태로 일부 품목에 한해 10%의 보편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의 사실상 무력화로 인해 수출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국(-3.4%), 베트남(-0.2%) 등 아시아 주요국으로의 수출도 소폭 줄었다. 반면 유럽연합(+13.8%), 대만(+22.0%) 등으로는 수출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3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제조장비(9.8%), 정밀기기(2.9%) 수입이 늘어난 반면, 원유(-29.5%), 반도체(-2.0%), 석유제품(-26.6%), 가스(-21.3%), 석탄(-33.2%) 등 에너지 관련 수입이 크게 줄었다.
국가별로는 일본(3.2%), 베트남(6.3%)으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중국(-7.6%), 미국(-10.1%), EU(-17.3%) 등 주요 교역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다.
이로 인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월말로 갈수록 수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전체 월간 기준으로는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