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2025년 1분기(1∼3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예대금리차 확대와 대출 자산 증가에 힘입어 순이익은 5조원에 육박했고, 이자이익은 10조원을 넘어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2,215억원) 대비 7,074억원(16.8%)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종전 최대치(4조9,128억원)를 경신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개별 금융지주별로 KB금융은 1조6,9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조420억원) 대비 62.9% 급증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창립 이래 최대 실적으로,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수성했다. 신한금융도 1조4,88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1조3,215억원) 대비 12.6% 증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나금융 역시 1조1,27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9.1% 증가하며,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6,156억원으로 전년 동기(8,240억원) 대비 25.3% 감소했다. 희망퇴직 비용과 증권사 출범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 디지털·IT 부문 투자 확대 등으로 순이익이 유일하게 뒷걸음질쳤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10조6,419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4,046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KB금융(3조2,622억원)이 2.9%, 신한금융(2조8,549억원) 1.4%, 하나금융(2조2,728억원)과 우리금융(2조2,520억원)은 각각 2.4%씩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도 개선세를 보였다. KB금융의 NIM은 2.01%로 전 분기(1.98%)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한금융(1.91%)과 우리금융(1.70%)도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했으며, 하나금융(1.69%)은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상 금리 인하 시기에는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지만, 이번에는 예금금리를 발 빠르게 인하하고 저원가성 예금 유입이 확대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은행 대출 자산도 꾸준히 늘었다. 4대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291조3,974억원으로, 전년 동기(1,226조6,213억원)보다 64조7,661억원(5.3%)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367조199억원으로 6.8%, 신한은행(321조5,251억원)은 7.8%, 하나은행(303조5,678억원)은 2.3%, 우리은행(299조2,846억원)은 3.9% 각각 증가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확대와 기업대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각 금융지주는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KB금융은 1분기 주당 912원의 배당과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주당 570원의 배당금과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연간 배당 총액을 1조원으로 고정하고, 1분기 주당 906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우리금융은 주당 200원의 배당을 확정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를 1,500억원으로 확대했다.
올해 1분기만에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면서, 4대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이 17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는 총 16조4,2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