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해킹 사태로 불거진 유심 복제 우려에 대응해 실물 유심 교체 없이도 보안 효과를 제공하는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12일부터 전국 T월드 매장에서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 내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바꾸는 방식으로, 기존에 유출된 정보로 유심 복제를 시도하더라도 네트워크 접속이 차단된다. 기존 유심 교체처럼 실물 카드 교체 없이도 동일한 보안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 솔루션은 금융인증서, 티머니, 연락처 등 사용자가 유심에 저장해 둔 정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금융기관 재인증이나 앱 재설정 없이 빠르고 편리하게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일반 유심뿐 아니라 eSIM 사용자도 이용 가능하다.
유심 재설정은 우선 유심 교체 예약 문자를 받은 고객이 T월드 매장을 방문해야 이용할 수 있으며, SK텔레콤은 향후 서비스 대상 확대도 검토 중이다. 재설정 이후 실물 유심으로 교체를 원할 경우, 전국 T월드 매장에서 1회에 한해 무료로 교체가 가능하다.
이날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대응 관련 일일 브리핑도 진행했다. 류정환 인프라 전략기술센터 부사장은 “유심 부족, 금융 재인증 등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마련했다”며 “삼성페이 등 일부 앱은 설정 클릭 몇 번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유심 재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부터는 일일 유심 교체량이 25만~30만 건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5월과 6월 중 각각 500만 개, 577만 개의 유심이 추가 공급된다. 11일 0시 기준으로는 143만 명이 유심 교체를 완료했고, 예약 대기자는 722만 명에 달한다.
또한 로밍 이용자 보호를 위한 ‘유심 안심 보호 서비스’도 12일 야간부터 시스템 가동에 들어가며, 14일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된다. eSIM 교체 절차 간소화, 비정상 인증 탐지 시스템(FDS) 고도화 등도 병행될 예정이다.
이번 유심 재설정 기술은 6G포럼과 ORIA(오픈랜인더스트리얼라이언스)와 공동 검증을 거쳤으며, 연세대 김동구 교수와 인하대 장경희 교수는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대에 실용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향후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꾸려 이번 사태의 종합 대응책을 마련하고, 이탈 속도를 늦추기 위한 고객 보호 조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