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수입물가가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물가도 한 달 만에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지만, 수입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지며 교역조건은 22개월째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4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20년=100, 원화 기준)는 140.32로 전월보다 1.9% 하락했다. 이는 2월(-1.0%), 3월(-0.4%)에 이어 석 달 연속 내림세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2.3% 낮은 수치다.
수입물가 하락은 국제유가 약세가 주된 원인이다. 대표적인 중동산 원유인 두바이유(월평균)는 3월 배럴당 72.49달러에서 4월 67.74달러로 6.6% 떨어졌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0% 하락한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광산품(-4.6%), 석탄 및 석유제품(-4.2%), 1차 금속제품(-2.4%)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으며, 세부 품목으로는 원유(-7.4%), 벙커C유(-6.7%), 알루미늄정련품(-6.4%), 이차전지(-8.2%) 등이 낙폭을 키웠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4.3% 내렸고, 중간재는 1.3% 하락했다.
수출물가지수도 133.43으로 전월보다 1.2% 하락하며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같은 기간 1,456.95원에서 1,444.31원으로 0.9% 내린 영향이 컸다. 수출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0.7%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석탄·석유제품(-3.6%), 화학제품(-2.3%), 운송장비(-2.0%) 등이 수출물가 하락을 이끌었고, 세부 품목 중에서는 벤젠(-12.5%), 테레프탈산(-8.2%), 경유(-3.6%) 등이 큰 폭으로 내렸다. 반면 플래시메모리(10.7%)와 D램(0.4%) 등 일부 품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4월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1차 금속제품 등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했고, 수출금액지수는 3.1% 올랐다. 수입물량지수도 전년보다 2.2% 늘었지만 수입금액지수는 3.2% 감소했다.
이로 인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3.78로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하며 22개월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는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늘어난 셈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1.2%)와 수출물량지수(7.7%) 동반 상승 영향으로 1년 전보다 9.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