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생산자물가지수가 농산물 출하 증가와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24(2020년 기준=100)로, 전월(120.36) 대비 0.1% 하락했다.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0.1%) 이후 처음이다. 다만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0.9%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1.5% 하락했다. 특히 농산물(-5.8%)과 수산물(-0.7%) 가격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공산품도 전월 대비 0.3% 낮아졌는데, 석탄·석유제품(-2.6%)과 화학제품(-0.7%)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서비스 물가는 0.2% 상승했으며,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0.6%)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부문도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 상승(5.2%)에 힘입어 0.4%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오이(-35.1%), 양파(-15.8%), 나프타(-5.8%), 휴대용 전화기(-5.6%), 경유(-1.8%)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8.2%), 달걀(11.4%), 플래시메모리(10.7%), 산업용 도시가스(5.2%) 등은 상승했다.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하락해 일곱 달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원재료(-3.6%), 중간재(-0.4%), 최종재(-0.1%) 모두 하락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을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도 0.3% 떨어졌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국제 유가 하락과 농산물 출하 증가가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며 “5월 들어서도 평균 유가가 전월보다 6%가량 낮은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생산자물가의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자물가는 도매단계에서의 상품 및 서비스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지표로, 향후 소비자물가에 선행해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