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전체 전망치는 94.7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기준선(100)을 3년 3개월 연속 하회한 수치다.
다만 전달인 5월(85.0)보다 9.7포인트 상승하며 2023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실적치도 91.1로, 4월(86.4)보다 4.7포인트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96.0, 비제조업이 93.5를 기록해 양 부문 모두 기준선을 밑돌았다. 제조업은 1년 3개월, 비제조업은 6개월 연속 부진세다. 그러나 전자·통신장비 업종(123.5)의 급등에 힘입어 제조업 BSI는 전달 대비 16.8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며, 세부 업종 가운데 전자·통신장비는 2010년 3월(126.6) 이후 최고치다.
한경협은 “관세 회피 목적의 고객사 재고 확보 수요와 중국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 미·중 통상 불확실성 완화가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및 기타 운송장비(103.0)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며, 식음료·의약품·목재·기계 등 4개 업종은 기준선(100)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했다. 반면 석유정제·화학 등 4개 업종은 여전히 부진이 예상된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도소매 업종(101.8)만이 기준선을 상회했다. 여가·숙박·외식(100.0)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100.0)는 보합세를 보였으나, 전기·가스·수도 등 나머지 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여가·숙박·외식 업종은 전월 대비 무려 49.2포인트 급락했다.
세부 항목별로도 내수(95.8), 수출(96.4), 투자(93.0) 모두 2024년 7월 이후 1년 연속 기준선을 밑돌며 동반 부진을 이어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중 통상 마찰 완화와 정부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여전히 구조적인 내수 침체, 산업 경쟁력 약화,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등의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