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하절기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넘는 제품에서 국내 안전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29일, 여름철을 맞아 이들 플랫폼에서 유통 중인 어린이용 상의(7개), 하의(9개), 신발(8개) 등 총 24개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성 검사 결과, 14개 제품이 납,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카드뮴, 노닐페놀 등 유해물질 기준을 초과했거나 물리적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장 심각한 오염은 어린이용 신발에서 확인됐다. 4개 제품에서 납과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pH 수치 역시 국내 기준치(4.0~7.5)를 벗어났다. 한 제품은 신발 끈과 깔창 등 4개 부위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의 최대 33배, 깔창 코팅에서는 납이 1.3배 초과 검출됐다. 또 다른 제품은 가죽 코팅 부위에서 납이 기준치의 25배에 달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하는 유해물질로, 정자 수 감소, 불임, 조산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국제암연구소는 DEHP를 ‘인체 발암 가능물질(2B 등급)’로 분류하고 있다. 납은 뇌 발달 지연, 학습·행동 장애, 생식기능 저하 등 성장기 어린이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린이용 상의 4개 제품에서도 모두 기준치를 초과한 pH 수치가 확인됐고, 한 제품에서는 노닐페놀이 기준치(100mg/kg)의 1.3배 초과해 검출됐다. 노닐페놀은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성조숙증, 불임, 기형 발생 위험이 있다.
어린이용 하의 6개 제품 중 5개는 허리끈이나 고정루프의 길이가 기준치를 초과해 신체 끼임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다. 이 중 1개 제품에서는 금속 단추에서 기준치의 1.67배에 달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 카드뮴은 장기간 노출 시 간·신장에 축적돼 호흡기와 신경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성 물질이다.
서울시는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부적합 제품에 대해 각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 중단을 요청하고, 소비자에게 해외직구 어린이 제품 구매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시는 특히 “유해물질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성장기 아동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제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6월에는 장마철을 대비해 어린이용 우산, 우비, 장화 등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안전성 검사 결과는 서울시 누리집 또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에서 상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