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한국 경제가 다시 뒷걸음질쳤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2% 감소해 작년 3분기 이후 두 번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서비스업이 모두 부진하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된 가운데, 민간소비는 감소세로 전환했고 건설투자와 수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줄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나, 설비투자(1.7%포인트), 수출(0.5%포인트)이 일부 상향 조정됐음에도 수입(0.9%포인트) 증가 폭이 더 커 실질 성장률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0.0%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내수 부문은 여전히 부진했다. 민간소비는 통신기기 등 재화 소비가 늘었지만,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가 줄어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건설이 줄며 3.1% 감소했고,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 중심으로 0.4% 줄었다.
총고정자본형성은 전기 대비 1.1% 감소했다. 특히 건설투자 중 건물건설이 5.4% 줄어든 반면, 토목건설은 도로 등을 중심으로 2.6% 증가했다. 설비투자 내 운송장비는 15.9% 증가했지만,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포함한 기계류는 4.6% 감소했다.
대외 부문에서도 수출이 전기 대비 0.6% 줄었으며, 수입은 1.1% 감소했다.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가 줄었고, 수입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류가 감소했다. 명목 GDP는 0.4% 줄었으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증가에 힘입어 0.1% 증가했다. 실질 GNI 역시 0.1% 늘어 실질 GDP(-0.2%)보다는 나은 흐름을 보였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확대되며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부진으로 0.6% 감소했고, 건설업도 건물건설 위축에 따라 0.4% 줄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이 늘었지만 운수업과 부동산업 부진으로 0.2%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금융·보험업이 금융업 중심으로 1.0% 증가했고, 정보통신업은 출판·방송·정보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반면 운수업은 육상운송 위축으로 2.9% 감소, 부동산업은 1.0% 감소해 전체 서비스업의 하방 요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