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경제 심리를 보여주는 ‘뉴스심리지수’가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주식시장 반등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경제 낙관론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뉴스심리지수는 108.43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인 12일에는 109.05까지 오르며 지난해 7월 11일(110.8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2022년 1월부터 실험 통계로 매주 발표하고 있는 지표로, 경제 관련 기사에 담긴 감성 분석을 바탕으로 국민의 경제 심리를 수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을 넘기면 장기 평균 대비 낙관적인 심리가 우세하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0일 77.08까지 추락하며, 화물연대 파업이 겹쳤던 2022년 12월 2일(77.02)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잠시 100선을 회복했지만, 4월 9일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우려가 고조되면서 다시 82.83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진적인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수 반등의 주요 배경으로는 정치 불확실성의 해소가 꼽힌다. 한국은행이 산출하는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15일 기준 1.0(일주일 이동평균)으로, 비상계엄 사태 직전인 지난해 12월 3일(0.5) 수준에 근접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12월 14일 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주식시장의 상승세도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코스피는 최근 2,900선을 돌파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정부가 준비 중인 20조 원 이상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 역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한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새 정부가 전략산업 재정 지원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주식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 또한 “확장적 재정정책, AI 분야 투자 확대, 중국과의 건설적 외교 가능성 등이 한국 경제의 기회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외 경제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출범 이후의 정책 방향과 시장 기대가 국민의 경제 심리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