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자회사 에스디생명공학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가면서, 오너 3세 백인환 대표이사 체제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6월 30일 에스디생명공학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를 심의했다.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오는 7월 28일까지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미 주식 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2017년 코스닥 상장 이후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2019년부터 6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021년부터는 3년 연속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손실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도 매출 344억7,100만원에 영업손실 92억3,700만원, 당기순손실 147억6,100만원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는 대원제약으로, 지분 72.9%를 보유 중이다.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될 경우 대원제약은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해야 하며, 당기순이익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에스디생명공학 경영 전면에는 대원제약 오너 3세 백인환 대표가 있다. 그는 2023년 대원제약 공동 대표에 취임한 이후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 신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결과는 실패로 귀결됐다. 계열사 대원헬스케어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고, 대원메디테크는 사실상 매출이 없는 ‘개점휴업’ 상태다.
이처럼 무리한 신사업 확장은 그룹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원제약은 2022년 4789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5982억원까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0억원에서 282억원으로 34% 감소했다. 특히 지급수수료는 2022년 246억원에서 지난해 442억원으로 늘었으며, 이 중 상당액은 자회사 대원바이오텍에 지급한 CSO(영업대행) 비용으로 분석된다.
대원바이오텍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대원제약과의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으며, 이 구조는 현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진행 중인 세무조사의 핵심 사안으로 거론된다. 조사4국은 대형 탈세·비자금 조성 등을 수사하는 특수부서로, 업계에서는 대원제약의 내부거래 구조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주력 품목인 해열진통제 ‘펠루비’마저 최근 대법원 특허소송에서 패소하며 추가 타격이 예상된다. 펠루비는 연 매출 554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약 9.3%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특허 보호가 종료됨에 따라 제네릭 진입과 약가 인하 압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디생명공학 상장폐지는 단일 기업의 실패를 넘어, 대원제약 백인환 체제의 전략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신사업, 수익성, 재무구조, 지배구조 전반에 걸쳐 재정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