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종이 다시 아웃퍼폼할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8일 보고서를 통해 “8월 메모리 반도체의 영업일 평균 수출 금액이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한 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DRAM은 49% 증가한 1억3000만달러, NAND는 75% 증가한 3227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월(17%), 7월(30%) 대비 증가폭이 확대된 가운데, 특히 NAND 수출이 증가 전환을 넘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점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언급이 일부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으나, DRAM과 NAND 가격이 7월말 예상보다 크게 상승한 정황이 확인돼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확대가 더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분석했다. AI 서버 수요를 필두로 일반 서버 수요도 견조하며, DDR5와 eSSD 가격이 오름세를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은 차별화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 대규모 수주 공시 이후 조정 구간에 들어서며 0.3%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8% 상승하며 2주 연속 지수를 상회했다. 하나증권은 “메모리 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순수 메모리 업체 대비 주가 모멘텀이 약한 것은 수급적 요인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에서는 SK하이닉스향 수주로 주목받은 브이엠이 12.5% 상승하며 2주 연속 강세를 보였다. 반면, 테스는 최근 강한 흐름의 반작용으로 주가가 부진했다. 보고서는 하반기 투자 전략으로 M15X 관련주 및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혜주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하나증권은 “3분기 DRAM과 NAND 가격 모두 당초 예상보다 견조해 실적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오는 9월 11일 발표되는 9월 잠정 수출액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폭이 전체 수출을 상회한다면 업종 모멘텀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해외 반도체 기업도 호조를 보였다. 미국에서는 브로드컴이 신규 AI 고객사 확보와 ASIC 기대감으로 13% 상승했고, 마이크론은 DDR 가격 상승과 엔비디아향 HBM4 최종 테스트 돌입 소식으로 10% 올랐다. 대만에서는 난야(13%), 윈본드(15%)가 DDR4 가격 급등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으며, 에이서는 엔비디아 GB10칩 기반 개인용 슈퍼컴퓨터 효과로 13%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