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결제·해킹 사태 겪은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 앞두고 낙하산·카르텔 논란 재부각
[더파워 유연수 기자] 무단 결제 사태와 해킹 사고 여파로 신뢰 위기에 놓인 KT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환골탈태 마지막 기회’라는 압박 속에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KT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위해 이날 온라인 면접을 진행하고 최대 4명으로 압축한 쇼트리스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KT는 이날 오후 외부·내부 지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온라인 면접을 진행한 뒤, 심사를 거쳐 오후 5시 이후 3~4인의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16일 최종 면접을 통해 대표이사 최종 후보 1인을 정하고,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쳐 공식 선임하는 일정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후보는 7명 안팎으로, 이 가운데 외부 출신은 주형철 전 대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대표는 정치권 인사로 분류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가로도 평가된다. 내부에서는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KT 출신에 외부 경영 경험을 더한 홍원표, 김태호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KT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돼 온 ‘낙하산 인사’와 이른바 ‘KT 카르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짙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표 선출의 유일한 기준은 KT 정상화여야 한다”며 “이번 선출은 KT가 환골탈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실력 중심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T 새 노조도 이사회 검증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 삼고 있다. 새 노조 측은 “이사회가 후보자 지원 경로와 세부 검증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형식적으로 절차는 밟지만 실제로는 투명성이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무단 결제, 해킹 사고로 대규모 고객 피해와 이미지 타격을 입은 KT가 이번 CEO 선임을 통해 정치·관료 출신 논란을 끊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뉴 리더십’을 세울 수 있을지 주주·시장·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