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하대 불상 양식 보여주는 석조문화유산 가치
고구려계 사찰에서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역사성 주목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 좌상(사진=임실군)
[더파워 이강율 기자] 임실군 신평면 진구사지에 있는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이 2026년 2월 26일 국가 보물로 지정 고시됐다.
진구사(珍丘寺)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고구려계 보덕화상(普德和尙)이 전주로 내려온 뒤, 제자 적멸(寂滅)과 의융(義融) 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870년대 전후 보물 <임실 진구사지 석등>과 도 유형문화재 <중기사 철조여래좌상> 등과 함께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진구사는 조선 태종대 88개의 자복사(資福寺) 중 하나로 지정될 정도로 위상을 유지했으며, 임실현 사찬읍지 ‘운수지(雲水誌)’(1675·1730)에는 석등, 석불, 철불 등이 절터에 그대로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은 1977년 지방 유형문화재 <중기사 연화좌대>로 지정됐고, 2003년 <임실 용암리사지 석조비로자나불 좌상>, 2021년 현재 명칭으로 변경됐다. 2014년에는 중기사에서 진구사지 경내 보호각으로 옮겨졌다.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광배가 없고 오른팔 일부가 유실됐지만, 불좌상과 대좌가 완벽히 남아 있으며 전체적으로 늘씬하고 균형 잡힌 신체 비례와 옷주름 등 섬세한 조각 솜씨가 돋보인다.
팔각연화좌대는 면석부터 중대석, 상대석까지 다양한 조각과 문양을 새겨 의장성을 강조했으며,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하대 형식을 보여준다.
특히 이 석조비로자나불상은 화엄종의 주불로서 형체 없는 진리 그 자체의 법신불이자 깨달음을 상징하며, 9세기 통일신라 말기 선종에서 강조하는 불성과 사상적으로 상통해 선종 주존불로 봉안됐다.
또한 고구려계 사찰에서 신라시대 선종사찰, 고려시대 조계종, 조선시대 교종인 중신종(中神宗)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시대별 역사적 의미를 살필 수 있는 자료라는 점도 국가 보물 지정의 가치로 평가됐다.
임실군 심민 군수 담당자는 “이번 보물 지정은 1963년 <임실 진구사지 석등> 지정 이후 63년 만의 쾌거”라며, “보물 지정까지 석불을 아껴 보살펴 주신 중기사 다현(박춘심) 스님과 용암리 주민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문화유산과 주민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