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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 Memory > 갤러리 자인제노 초대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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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 Memory > 갤러리 자인제노 초대전 개최

이강율 기자

기사입력 : 2026-05-12 18:55

.시간의 흔적 위에 서 있는 풍경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 비행연습 2_Flight Practice 2_112x162_Oil on Linen_2025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 비행연습 2_Flight Practice 2_112x162_Oil on Linen_2025
[더파워 이강율 기자] 갤러리 자인제노는 오는 2026년 5월 16일부터 5월 31일까지 윤지원 작가의 개인전 《기억》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장소의 기억’과 ‘도시의 고독’, 그리고 사라져가는 시간의 흔적들을 회화로 풀어낸 작업들로 구성된다. 윤지원의 화면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다. 그것은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감각이 교차하는 심리적 공간이며, 익명의 장소들 속에 스며든 인간의 감정을 호출하는 기억의 장면들이다.

작가는 오래된 건물, 텅 빈 거리, 눈 덮인 도시, 바람이 스치는 벌판, 이름 없는 해안과 같은 장소들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 공간 속에 남겨진 시간의 결을 포착한다. 화면 속 풍경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에서 출발하지만, 회화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놓인 낯선 공간으로 변모한다. 단순화된 형태와 절제된 색채, 수평과 수직의 구조적 화면, 그리고 인물의 최소화는 윤지원 회화 특유의 고요한 긴장감을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군산과 제주, 도시의 골목과 해안가, 오래된 건축물과 겨울의 거리 등 작가가 직접 걸으며 마주한 장소들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작가는 단순히 풍경을 재현하지 않는다. 장소를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과 시간의 울림, 그리고 그 안에 스며 있는 역사와 기억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윤지원은 작가노트에서 “기억이란 언제나 현재형이다”라고 말한다. 작가에게 기억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로 소환될 때마다 새롭게 해석되고 변화하는 감각이다. 쇠락한 도시의 흔적과 사라져가는 장소들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계기가 된다. 군산의 오래된 건물과 미군기지 주변의 풍경, 제주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처럼 역사적 상처를 품은 장소들은 윤지원의 회화 안에서 침묵의 서사로 되살아난다.

평론가 윤진섭은 윤지원의 회화를 두고 “우울한 도시의 그림자가 낳은 가역적 풍경”이라고 말한다. 그의 평론처럼 윤지원의 그림에는 분주한 삶의 흔적보다 ‘군중 속의 고독’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사람은 부재하거나 최소한으로 등장하지만, 오히려 그 빈자리에서 인간의 감정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푸른 색조와 회색빛 화면, 그리고 간헐적으로 스며드는 따뜻한 노랑의 빛은 우울과 희망이 공존하는 정서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기억’이라는 제목 아래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를 하나의 감각으로 연결한다. 텅 빈 식당의 거울 속 천장, 노팅힐 거리의 고요한 인물, 눈 덮인 월명동의 정적, 하얀 등대 앞에 선 작은 존재들은 모두 어디에도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현실 바깥의 장면처럼 다가온다.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 존재하지만 사라진 듯한 공간 속에서 관람자는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투영하게 된다.

윤지원의 회화는 화려한 재현이나 과장된 서사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침묵에 가까운 풍경 속에서 오래 머물게 만든다. 화면 안의 고독은 단지 우울에 머무르지 않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진다. 작가가 말하듯 “그림은 과정이고, 예술은 연민”이다.

이번 전시 《기억》은 장소와 시간, 역사와 감정이 교차하는 윤지원의 회화를 통해 우리가 잊고 지나온 풍경과 내면의 감각들을 다시 마주하게 한다.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지닌 이 풍경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기억을 들여다보게 하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이강율 더파워 기자 adamleeky@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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