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대외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세가 성장 흐름을 떠받칠 것으로 봤다.
KDI는 13일 발표한 ‘2026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1.7%로 제시했다.
이번 전망의 핵심은 반도체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반도체 호황과 내수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1분기 GDP는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수출 전망도 상향됐다. KDI는 총수출이 올해 4.6% 증가한 뒤 내년에도 2.2% 늘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높은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내수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는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에도 소득 여건 개선과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올해 2.2%, 내년 1.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의 높은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3.3%, 내년 2.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회복이 더딜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되면서 올해 증가율이 0.1%에 그칠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1.1%로 증가폭이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반도체 수출액 급증에 힘입어 이례적인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390억달러, 내년은 2137억달러로 제시했다. 상품수지는 올해 2507억달러, 내년 2305억달러 흑자가 예상됐다.
물가 전망은 높아졌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경기 회복세가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2.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은 완만한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KDI는 인구구조 변화에도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취업자 수가 올해와 내년 각각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8% 수준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방 위험도 적지 않다. KDI는 중동 전쟁이 격화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수급 차질과 생산비 상승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경제 전반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방향으로는 물가 불안에 대비한 통화정책 운용이 제시됐다. KDI는 경기 개선과 국제유가 급등이 맞물리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재정정책은 잠재성장률 제고와 소득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추되, 지출 효율화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