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임신 기간에는 호르몬 변화와 함께 혈압과 혈당 등 주요 신체 지표가 달라진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임신 중 나타나는 변화 가운데 임신중독증과 임신성 당뇨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16일 밝혔다.
임신 중 신체 변화 대부분은 정상 범위에 속하지만, 일부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임신중독증으로 불리는 전자간증과 임신성 당뇨다. 두 질환은 산모가 자각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진행될 수 있어 혈압과 소변검사, 혈당검사 등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20주 이후 발생하는 고혈압성 질환이다. 태반 형성 이상과 혈관 내피 기능 장애, 혈관 수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혈압만 오르는 질환이 아니라 간, 신장, 뇌 등 여러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혈압 상승과 단백뇨,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질환이 진행되면 두통, 시야 이상, 상복부 통증,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부종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뇌신경계나 간 기능 이상과 관련된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세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중독증은 고혈압뿐 아니라 전신적인 혈관 내피 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으로, 자각 증상만으로는 조기 인지가 어렵다”며 “정기적인 혈압과 소변 검사를 통해 위험 신호를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중독증이 심해질 경우 태반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태아 성장 지연이나 태반조기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산모에게는 경련을 동반하는 자간증, 혈액응고 이상, 간 기능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상태에 따라 경과 관찰과 혈압 관리로 조절할 수 있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면 입원 치료나 분만이 필요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임신중독증은 산모의 혈압 수치뿐 아니라 태아 성장과 태반 기능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임신 주수와 질환의 진행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향과 분만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중 처음 발견되는 당대사 이상이다.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면서 혈당이 높아지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 시행하는 선별검사를 통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최 교수는 “임신성 당뇨는 임신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증가에 비해 인슐린 분비가 충분히 보상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에 진단하고, 공복 혈당뿐 아니라 식후 혈당 변화까지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않으면 태아가 과도하게 성장해 거대아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분만 과정에서 난산이나 제왕절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출생 직후 신생아 저혈당과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산모 역시 출산 이후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진다.
임신성 당뇨 관리의 기본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다. 단순히 열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태아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혈당 변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횟수를 나눠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고, 복합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과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병행하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인슐린 치료가 시행될 수 있으며, 출산 이후에도 일정 기간 혈당 상태를 추적 관찰해야 한다.
최 교수는 “임신중독증과 임신성 당뇨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질환”이라며 “임신 전후 체중 관리와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관리와 함께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