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이웃 살핀 따뜻한 한끼
보여주기 아닌 봉사자 진심이 먼저 기억되야
[더파워 대구경북취재본부 민향심 기자] 복달임은 초복과 중복 말복에 더위로 지친 몸을 보하고 무사히 여름을 나기 위해 음식을 챙겨 먹던 세시풍속이다. 예전에는 한집안의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이웃의 안부를 살피고 정을 나누는 공동체 문화로 의미가 넓어졌다.
특히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된 경산지역에서는 초복 복달임의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는 홀몸노인과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따뜻한 한끼와 세심한 안부 확인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초복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는 삼계탕과 닭백숙을 끓이고 국수와 밑반찬 과일을 준비해 홀몸노인과 취약계층에 전하는 아름다운 나눔이 이어진다. 폭염 속에서 수박과 생수 음료를 직접 배달하며 이웃의 건강을 살피는 손길도 분주하다. 부녀회원과 봉사단체 회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닭을 손질하고 국물을 끓이며 반찬을 담는다. 누군가는 음식을 포장하고 누군가는 무거운 수박과 음식 상자를 들고 가정을 찾아 따뜻한 한끼와 안부를 함께 건넨다. 무더위도 막지 못한 이들의 정성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 문화이자 대동세상으로 향하는 소중한 발걸음이다.
이런 나눔이 해마다 이어져 지역의 아름다운 관례로 자리 잡은 점은 반갑다. 도움을 받는 이웃에게는 든든한 한끼가 되고 봉사자에게는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된다. 지역을 움직이는 힘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름 없이 흘린 땀에서 나온다.
이처럼 뜻깊은 나눔일수록 경계해야 할 대목도 있다. 그 소중함이 `누군가의 목적이나 홍보 수단' 이 돼서는 안 된다. 준비와 봉사에는 힘을 보태지 않은 채 행사 막바지에 나타나 기념사진만 남기고 행사를 자신의 공처럼 알린다면 주민과 봉사자의 노고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참석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다만 카메라 앞에 서기 전 누가 땀 흘렸는지 살피고 그 공을 먼저 돌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건강한 복달임 문화가 지켜야 할 것은 나눔과 봉사의 진정성이다. 버려야 할 것은 보여주기와 공 가로채기다. 나눔은 선한 겉모습이 아니라 과정까지 정의로울 때 완성된다. 나눔의 주인공은 사진 한가운데 선 사람이 아니라 폭염 속에서 음식을 만들고 무거운 꾸러미를 들고 이웃의 문을 두드린 사람들이다.
민향심 더파워 기자 grassmh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