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지숙 기자] 데이팅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금품을 갈취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등 범죄가 난립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은 데이팅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허위의 SNS 계정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접근하여 친구나 연인과 같은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켜 피해자들의 신뢰를 획득한 후 이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사건은 무려 88건으로, 이는 2019년 발생 건수에 비해 4배나 늘어난 규모다. 피해자 개인의 사정으로 인해 신고하지 않은 사건, 경찰청에 신고한 사건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로맨스 스캠’ 등 사기 범죄는 수백여 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범죄로 발생한 피해액 규모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가정보원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집계한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92억 2천만 원에 달한다. 특히 SNS를 통한 비대면 만남이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로맨스 스캠 피해가 급증한 상황이다. 2020년 3억 2천만 원에 달했던 피해액은 2021년에는 31억 3천만 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도 39억6천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이처럼 피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배경에는 범죄 수법의 고도화와 조직화가 지목된다. 최근 발생하는 로맨스 스캠은 범죄자 개인이 단독으로 저지르는 경우보다는 마치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처럼 다수의 사람들이 참여해 국내외 조직을 연결하고 전체적인 범행을 계획하는 ‘총책’, 앱이나 SNS 등을 이용해 피해자와 연락을 주고받는 ‘유인책’,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원을 송금 받는 계좌 등을 조달하는 ‘조달책’ 등 서로 역할을 나누어 전체 범행을 기능적으로 분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게다가 로맨스 스캠은 친밀한 관계를 전제로 진행되는 범죄이므로 피해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각종 거짓말을 이용해 여러 차례 금전을 갈취하거나 그동안의 대화로 알게 된 개인정보, 치부 등을 악용하여 추가 범행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범죄 수단과 피해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로맨스 스캠에 적용되는 죄목도 다양하다. 상대방을 기망하여 금전을 갈취하는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하고 개인의 치부 등을 이용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도록 만든다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성적인 행위나 영상 등을 강요했다면 강간 등 성범죄 관련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
창원 법무법인YK 나자현 형사전문변호사는 “’로맨스 스캠’은 피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기보다는 피해자를 비판하고 질타하는 경우가 있어 피해자들이 주변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의 선량한 마음을 악용하는 범죄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건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유형의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형사사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구하여 현명하게 대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