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PIIE·OECD와 ‘세계 경제질서 재편’ 국제 컨퍼런스 개최

[더파워 최병수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으로 ‘세계 경제질서 재편: 무역, AI, 금융회복력의 해법 모색’을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확산 등 복합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의 전략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모리스 옵스펠드 PIIE 선임연구위원, 존 드럼몬드 OECD 무역정책국장 등 세계 경제 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했다.

류진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 경제는 자유무역의 혜택 속에 성장해왔지만, 세계 질서의 구조적 변화가 새로운 전략적 방향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단순한 담론을 넘어 실천 가능한 전략 수립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달러 이후의 질서(Our Dollar, Your Problem)’를 주제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글로벌 통화 시스템이 점차 다극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진 대담에서는 모리스 옵스펠드 연구위원과 함께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코인, AI 기반 경제정책이 금융시장 안정성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제프리 쇼트 PIIE 선임연구위원과 박인원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정학과 디지털화가 촉발한 무역 질서 변화를 분석했다. 쇼트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논리형 보호무역’이 자동차·철강·에너지 등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짚으며 “한국은 RCEP 등을 통해 중국과의 교역 다변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마틴 쵸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이 ‘미·중 AI 경쟁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발표했다. 그는 “AI는 글로벌 무역 구조를 바꾸는 핵심 동인으로, 한국은 반도체 강국으로서 미·중 사이의 전략적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OECD의 존 드럼몬드 국장과 하비에르 로페즈 곤잘레스 선임분석관이 “AI는 무역의 내용뿐 아니라 방식까지 바꾸고 있으며, 신뢰에 기반한 데이터 자유유통(Data Free Flow with Trust)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옵스펠드 연구위원과 김진일 고려대 교수가 ‘글로벌 금융회복력과 통화 질서의 변화’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옵스펠드 연구위원은 “안보 논리 강화로 자유무역과 자본 이동이 위축되며 금융 분절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환율·물가 변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폐회사를 맡은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한경협은 PIIE, OECD와 협력을 확대하며 세계 경제 변화에 대응할 정책 해법을 모색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