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국은행이 중동발 물가 압력에 대응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기본 시나리오상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려 연말 최종금리가 연 3.0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직후 나온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당시 중동 전쟁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함께 커지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된 만큼, 당분간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파급 영향을 더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통화 긴축의 배경으로 물가 흐름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꼽았다. 그는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8~3.3% 범위에 머물 것으로 봤고, 4월 물가도 유가와 항공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전월 대비 0.7%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정책 성향도 변수로 거론됐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신 후보자가 인플레이션의 2차 파급 효과와 과잉 유동성에 대한 근거가 확인되면 본격적인 긴축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씨티는 금리 인상의 가장 빠른 신호로 5월 금융통화위원회의 포워드 가이던스 변화를 지목했다. 금통위원들이 향후 6개월 조건부 사전안내를 더 매파적으로 조정할 경우 7월 인상 가능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의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5월 28일, 7월 16일, 8월 27일, 10월 22일, 11월 26일로 예정돼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4월 말 이후에도 이어질 경우 금리 인상 시점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시됐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정부가 공공 부문뿐 아니라 민간 부문으로도 강제적인 원유 비축·에너지 절약 조치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조치가 내수를 위축시켜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이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