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정부의 규제개선 노력에 대해 기업들의 긍정 평가가 우세했지만, 현장에서는 중대재해 처벌 등 안전 규제가 여전히 가장 큰 부담으로 꼽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50인 이상 기업 51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규제 전망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3.8%가 정부의 규제합리화 노력에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의 규제합리화 노력에 대해 ‘매우 만족’은 2.3%, ‘다소 만족’은 61.5%로 집계됐다. 반면 ‘매우 불만족’은 3.7%, ‘다소 불만족’은 19.7%로 전체 불만족 응답은 23.4%였다. 경총은 규제개혁위원회가 규제합리화위원회로 바뀌고 위원장이 대통령으로 격상된 데다 부위원장 3인 위촉과 전체 위원 수 확대 등 정부의 제도 정비가 긍정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다만 올해 기업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규제로는 ‘중대재해 처벌 등 안전 규제’가 4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근로시간 규제’ 25.0%, ‘탄소중립 등 환경 규제’ 15.5% 순으로 조사됐다. 복수응답 기준으로 안전과 노동, 환경 관련 규제가 기업 경영의 부담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에 바라는 규제혁신 정책으로는 ‘공무원의 적극행정 면책 강화’가 23.8%로 가장 많았고, ‘규제 총량 감축제 강화’가 22.2%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의원 입법안 규제 영향분석제 도입’ 18.1%, ‘메가특구 제도 신설’ 16.3%, ‘규제샌드박스 실효성 제고’ 16.3%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과제로는 ‘정부 보조금, 국부펀드 조성 등 대규모 투자 지원’이 42.3%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기술 인재 양성·확보를 위한 교육 개혁’이 38.1%, ‘첨단산업·신산업 등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 완화’가 29.8%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규제 완화뿐 아니라 투자와 인재 확보 정책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는 속도가 곧 경쟁력”이라며 “AI 전환 시대에 각국이 AI와 반도체, 로봇 등 첨단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글로벌 혁신 기업을 키우려면 정부의 대규모 마중물 지원과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