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최근 6년여간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가 1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609건, 사고 금액은 1조2419억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사고 금액은 2020년 172억4500만원에서 2021년 731억9300만원, 2022년 1496억9200만원으로 늘었다. 2023년에는 1423억2000만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2024년 3536억7100만원, 지난해 4318억9700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 사고 건수도 188건으로 집계돼 금액과 건수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120일 동안 발생한 금융사고는 50건, 금액은 739억1300만원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2.4일에 한 번꼴로 금융권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금융사기가 5052억8200만원, 253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사고 금액의 40.7%다. 이어 업무상 배임이 2911억9300만원, 80건으로 23.4%였고, 횡령·유용은 2051억9000만원, 208건으로 16.5%를 차지했다. 도난·피탈은 10억5000만원, 14건이었다.
금융사기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금융사기 사고 금액은 2024년 558억원, 32건에서 지난해 3318억300만원, 113건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담보가치를 부풀리거나 허위 임대차계약 서류를 활용한 사기 유형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사고 규모가 가장 컸다. 은행에서 발생한 사고 금액은 7697억6400만원, 381건으로 전체 사고 금액의 62.0%를 차지했다. 증권은 2622억9000만원, 62건이었고 카드 1080억6800만원, 32건, 저축은행 812억4300만원, 55건, 손해보험 112억5500만원, 38건, 생명보험 93억1100만원, 41건 순이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2309억5100만원, 50건으로 사고 금액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은 1238억1200만원, 57건, 농협은행은 799억6600만원, 40건으로 뒤를 이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230억1800만원,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에서는 푸른상호저축은행이 173억7100만원, 4건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중에서는 롯데카드가 961억8100만원, 4건으로 가장 컸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사고 규모가 지난 6년여간 1조원을 넘고 지난해도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당국이 도입한 책무구조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업권별 사고 분석을 통해 원인 분석과 임원 관리 강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주요 업무의 최종 책임자를 사전에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제도다. 2024년 7월 개정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은행과 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금융권에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