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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日 다 금리 올렸다…AI 투자는 버티고 소비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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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日 다 금리 올렸다…AI 투자는 버티고 소비만 흔들린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23 08:50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에 Fed·ECB·BOJ 25bp 인상…BOE도 매파 의견 확대
AI CapEx, 데이터센터 넘어 철강·기계·전력까지 확산…투자 경기는 상대적 견조
소비는 고유가·고금리·완만한 고용 회복에 압박…주요국 내수 회복 속도 차별화
10월은 추가 지정학 충격 없으면 동결 우세…유가의 2차·3차 물가 파급이 핵심

[더파워 이경호 기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주요국 중앙은행이 다시 동시에 긴축으로 움직였다. 미국과 유럽, 일본이 나란히 기준금리를 25bp씩 올렸고 영국도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 의견이 늘었다.

그런데 경기 충격은 예상보다 고르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전력과 냉각, 철강, 기계 등으로 확산되며 투자 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반면 소비는 고유가와 고금리 부담에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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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9월 글로벌 경제의 특징을 ‘주요국 긴축 강화와 충격의 차별화’로 진단했다. 8월 중순 미·이란 휴전 만료 이후 국제유가가 다시 뛰면서 주요 중앙은행이 에너지발 공급 충격의 2차 파급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3.75~4.00%로 높였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점도표에서는 18명 가운데 16명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4명은 두 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다만 2027년 전망은 인상과 동결, 인하 의견이 크게 갈리며 연속적인 긴축보다는 공급 충격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경제는 물가와 고용 모두 강해 보이지만 일회성 요인이 섞여 있다. 8월 비농업고용은 16만2000명 증가했지만 외식업과 지방정부 교육 부문의 직전월 감소분이 되돌려진 영향이 컸다.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4%, 전년보다 3.4% 올랐지만 휘발유 가격 급등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보고서는 유가 상승이 서비스 가격과 임금으로 번지는 2차·3차 파급이 제한된다면 10월 FOMC에서는 추가 인상보다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9월 고용지표에서 일회성 증가분이 다시 빠지는지가 첫 번째 확인 지표다.

미국 경기 내부에서는 투자와 소비의 온도 차가 더 커지고 있다. AI 관련 설비투자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철강과 기계 등 전통 산업까지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다. 8월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54.6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AI 인프라 수요가 IT 하드웨어 밖으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소비는 상대적으로 둔하다. 고용 자체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지는 않지만 임금 상승률은 5년래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고, 고유가와 고금리가 가계의 구매력을 누르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구조다. 8월 수출은 전년보다 68.7% 증가하며 3개월 연속 900억달러를 웃돌았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중심으로 AI 관련 수출이 강하게 이어졌고 철강과 기계 등 투자 관련 품목으로도 회복세가 확산됐다.

반면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7.5% 늘어 소비와 투자의 방향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신현송 한은 총재/연합뉴스
신현송 한은 총재/연합뉴스


한국은행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25bp 인상하며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수출과 내수 회복, 물가 상방 위험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10월 금통위에서는 추가 인상보다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두 차례 연속 인상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한 데다 소비가 고금리와 고유가 충격을 먼저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재정이 경기를 받칠 전망이다. 2027년 예산안에서 총지출이 전년보다 12.8% 증가할 예정이며 AI 지원과 대형 프로젝트 투자도 확대될 계획이다.

유럽도 제조업은 회복하고 있지만 소비는 약하다. 8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로 올라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PMI도 51.6으로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반면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년보다 3.3% 올랐지만 핵심물가는 2.4%에 그쳤다.

ECB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지만 10월에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천연가스 저장률이 68%로 5년 평균보다 16%포인트 낮아 겨울철 에너지 가격 위험은 남아 있지만 임금과 핵심물가 흐름을 감안하면 에너지 충격의 2차 파급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일본은 긴축 속도가 빨라졌다. 일본은행(BOJ)은 9월 정책금리를 25bp 올려 1.25%로 높였다.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전 인상과의 간격도 6개월에서 3개월로 짧아졌다.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를 밀어올렸지만 일본 소비는 정부 보조금의 도움을 받고 있다. 7~9월 전기·가스요금 지원으로 일반 가구당 약 5000엔의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문제는 지원 종료 이후다. 보조금이 축소되면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되면서 실질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 물가가 높아지더라도 소비가 동시에 약해지면 BOJ가 추가 인상에 신중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통화정책보다 경기 내부의 양극화가 더 큰 문제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5.2% 증가했고 고기술 제조업 생산은 16.7% 뛰었다. 수출도 25.0% 늘었다.

그러나 소매판매 증가율은 0.4%에 그쳤고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7.2% 감소했다. 부동산 개발투자도 19.9% 줄었다.

첨단 제조업과 수출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소비와 부동산, 민간투자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4분기에는 8000억위안 규모 정책성 금융수단과 인프라 프로젝트 집행이 내수 하단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효과가 실제 소비로 번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인도는 반대로 성장 자체는 강하지만 고유가가 부담이다. 4~6월 GDP는 전년보다 7.8%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민간소비는 7.1%, 고정투자는 11.9%, 수출은 12.0% 늘었다.

그러나 원유의 약 90%를 수입하는 경제구조상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면 무역수지와 물가가 동시에 압박받는다. 8월 소비자물가는 4.8%, 도매물가는 10.0%까지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긴축 충격은 자산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지수는 100선 안팎까지 올라왔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강한 가운데 연준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월 초 133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300원 후반대로 올라왔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축소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 감소,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던 BOJ 결과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보고서는 9월에도 300억달러 이상의 무역흑자가 예상되고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남아 있어 강달러 압력이 약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원자재에서는 유가와 금의 방향이 동시에 주목된다. WTI는 미·이란 교전 재개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현 수준의 공급 차질이 유지되면 당분간 100달러대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고유가 자체가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상단을 제한하는 변수다.

금은 오히려 긴축 국면에서도 상대적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금리 인상이 수요 과열보다 공급 충격 대응 성격이 강해 최종금리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인 반면 장기채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구리 등 산업금속에도 AI가 변수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인프라 투자에서 60% 이상이 전력과 냉각, 건설에 투입되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AI CapEx가 구리 실수요까지 밀어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10월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은 ‘또 얼마나 금리를 올릴 것인가’보다 9월까지 올린 금리가 어느 부분부터 충격을 내느냐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는 AI 투자가 경기의 하단을 받치면서 긴축 충격이 투자보다 소비에 먼저 집중되고 있다. 추가적인 지정학적 충격이 없다면 주요 중앙은행도 연속 인상보다 기존 긴축의 효과를 확인하는 구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금리도 같은 이유로 상승 압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 최근 금리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 인플레이션 위험과 정책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기간프리미엄이었다면, 중앙은행들이 일단 관망으로 이동하는 순간 이 불확실성도 일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의 변곡점은 유가 그 자체보다 유가가 임금과 서비스 가격까지 번지는지에 달려 있다. 100달러 유가가 소비만 누르고 물가의 2차 파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글로벌 긴축은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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