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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살아나는데 제조업은 뒷걸음…11월 기업경기 전망 98.6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10-28 14:00

11월 기업경기 전망 BSI 98.6…두 달 연속 기준선 하회
제조업 92.1로 악화·비제조업 105.2로 개선…격차 13.1p
전자·통신장비 83.3으로 9개월 만에 부정 전환
내수 4년6개월 만에 최고치…수출은 두 달 연속 부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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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한승호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내수 경기 전망이 4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제조업의 경기심리는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업종의 전망치가 한 달 만에 16.7포인트 급락하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경기 전망 격차도 두 배 이상 벌어졌다. 내수 회복 기대와 주력 제조업의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8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8.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02.0까지 올랐던 전망치는 10월 98.6으로 내려온 뒤 두 달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BSI는 기업들이 예상하는 경기 흐름을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100 아래에서는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전체 지수는 지난달과 같았지만 기업들이 바라보는 업종별 경기 전망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내수 회복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수출과 제조업 전망은 부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11월 내수 BSI는 102.3으로 10월 101.4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3개월 연속 기준선을 웃돌면서 2022년 5월 104.3 이후 4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 관련 경기 개선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가 최근 들어 높아진 것이다.

반면 수출 BSI는 95.1에 머물렀다. 지난 9월 100.9로 긍정 전망을 나타냈던 수출 지수는 10월부터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와 두 달 연속 부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내수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과 달리 해외시장 여건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판단은 여전히 신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비교하면 더욱 뚜렷해진다. 제조업의 11월 전망치는 92.1로 전월 95.6보다 3.5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반면 비제조업은 101.8에서 105.2로 3.4포인트 상승해 3개월째 긍정 전망을 유지했다.

비제조업 전망치 105.2는 2024년 7월 105.5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BSI 격차는 10월 6.2포인트에서 11월 13.1포인트로 확대됐다. 제조업에서는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늘어난 반면 비제조업에서는 개선 기대가 높아진 결과다.

제조업 전망 악화에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해당 업종의 11월 BSI는 83.3으로 전월 100.0에서 16.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월 73.3을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부정 전망으로 돌아선 것이다.

한경협은 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업황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경계감이 기업들의 경기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적 개선과 별개로 향후 시장 상황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기대는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석유정제·화학 업종 역시 80.0으로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원자재 가격 부담 속에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8월 톤당 200.9달러에서 9월 264.3달러로 높아졌다가 10월1~23일 평균 141.0달러로 하락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 10개 가운데 긍정 전망을 나타낸 곳은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107.7) 한 곳뿐이었다. 식음료 및 담배(84.2),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8.5), 비금속 소재 및 제품(92.3)도 기준선을 밑돌았다. 목재·가구 및 종이, 의약품,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는 모두 100.0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에서는 도·소매업이 121.7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나타냈다. 전기·가스·수도(121.1)와 정보통신(114.3)도 기준선을 크게 웃돌았다. 한경협은 소비심리의 완만한 개선과 겨울철 난방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관련 업종의 경기 전망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비제조업 내부에서도 업종별 차이가 나타났다. 운수 및 창고업은 83.3으로 부정 전망이 가장 강했고, 여가·숙박 및 외식(92.3), 건설(95.5)도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는 100.0으로 조사됐다.

기업 경영활동 전반에서도 내수를 제외하면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자금사정은 94.3으로 가장 낮았으며 수출 95.1, 고용 97.1, 채산성 97.4, 투자 98.9 등 5개 부문 모두 기준선을 밑돌았다. 재고는 102.6으로 조사됐는데, 재고 BSI는 100을 웃돌 경우 재고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여서 부정 전망으로 분류된다.

다만 기업들이 실제 체감한 10월 경기 상황은 이전보다 개선됐다. 10월 BSI 실적치는 100.0으로 집계돼 2022년 1월 104.3 이후 4년9개월 만에 기준선에 도달했다. 실제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가 부정 영역에서 벗어났음에도 다음 달 전망은 두 달 연속 기준선을 밑돈 것이다.

한경협은 내수와 서비스업의 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주력 제조업의 경기 전망이 부진한 만큼 기업 투자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규모 투자사업의 제도적 기반으로 추진되는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 논의 과정에서 세제지원 확대와 노동 규제 완화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내수와 서비스업의 경기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조업의 경기 전망이 부진하며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최근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투자의 제도적 기반인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 논의 과정에서 세제지원 확대와 노동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실질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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