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김소미 기자] 지난달 26일 은행·증권회사 등이 몰려있는 국내 대표 금융가 여의도 중심에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The Hyundai Seoul)’이 개장했다.
문을 연지 2주차인 지난 12일 오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픈시간에 맞춰 더현대 서울로 몰려든 시민들은 여전히 많았다.
개장 전부터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의 새로운 소비기준인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장소로 주목받았던 더현대 서울은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며 새로운 포토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철 5·9호선 지하통로를 통해 들어선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은 이날도 입구부터 찰칵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MZ세대를 겨냥한 패션, F&B, 컬처 브랜드를 입점 시켜놓은 지하 2층에는 H&M그룹의 최상위 SPA 브랜드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이 들어섰다. 오픈 후 일주일 간 패션 브랜드 매출 1위를 차지한 310평 규모의 나이키 컨셉스토어 ‘나이키 스포츠 플러스’ 매장도 자리했다.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와 편의점 컨셉의 라이프 스토어 ‘나이스웨더’에는 제품을 구경하거나 구매하려는 젊은 층들로 가득 찼다.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F&B(Food&Beverage) 브랜드들도 들어와 있었다. ‘테일러커피’, ‘카멜커피’, ‘레이어드’, ‘폴앤폴리나’, ‘에그슬럿’, ‘수티’, ‘그믐족발’ 등 유명 카페와 음식점들은 지하철역과 연결돼 접근성이 좋은 지하 1층과 2층에 모여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갈수록 더현대 서울이 내세우고 있는 기존 백화점과의 차별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도심 속 자연주의 콘셉트를 적용한 국내 첫 자연 친화형 미래 백화점답게 매장 면적 대신 고객 휴식 공간과 동선 폭이 넓은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 측에 따르면 전체 영업 면적(8만9100㎡) 중 매장이 차지하는 면적(4만5527㎡)은 51%에 불과하다.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보인 ‘사운즈 포레스트(Sounds Forest)’는 5층 중앙에 1000평을 할애해 천연 잔디와 30여 그루의 나무, 다양한 꽃들로 꾸며졌다. 쉽게 볼 수 없는 대규모 실내 정원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방문객들 모두가 카메라를 꺼내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창문 하나 없는 답답한 실내 공간으로만 이뤄진 기존 백화점과 달리 더현대 서울은 프랑스 국립박물관 그랑팔레(Grand Palais)의 상징인 돔 천장을 모티브로 지어져 매장에서 유리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 채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 채광을 위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 Void)이 도입됐으며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가 조성된 ‘워터폴 가든’이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사진=김소미 기자] 워터폴 가든
이날 1층 정문 앞 180평 규모의 전시 공간에는 해외 유명 건축가와 아티스트가 설립한 ‘스튜디오 스와인’에서 체험형 전시인 스프링 포레스트가 진행됐다. 6층 식당가 맞은편에는 복합문화공간 ‘ALT.1’에서 팝아트의 대가로 알려진 국내 최초로 앤디워홀의 대규모 전시가 열려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처럼 보고, 먹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가득한 덕에 최근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더현대서울’을 달고 올라온 게시물은 4만여개를 넘어섰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는 차윤희(25. 영등포구)씨는 “인스타그램, 다음 카페 등 인터넷에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와보고 싶었다”며 “풀과 나무 등 정원이 있고 근처에 없는 브랜드들이 많아서 괜찮은 것 같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정지인(22. 마포구)씨도 “다른 백화점과 다르게 개방감이 있어서 답답하지 않은 것 같다”며 “실내 인테리어도 예쁘고 ‘핫플레이스’가 많아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을 찍기 좋다”고 전했다.
다만 백화점 매출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들은 백화점의 ‘급’을 나누는 명품 3대장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루샤) 매장이 없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전국 백화점 67곳 중 ‘에루샤’가 입점한 곳은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본점·대구점,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 등 7곳뿐이다.
아이와 함께 더현대 서울을 찾은 오하연(29. 영등포구)씨는 “서울 내 유명한 맛집들과 휴식 공간이 한 공간에 자리해 편리하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것 같다”면서도 “에르메스·샤넬 등 원하는 명품 매장이 들어와 있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루이비통 등 다수의 유명 명품 브랜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픈 후에도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