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홈플러스 노조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의식불명에 처한 배송기사에 대해 회사가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제공=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
[더파워=김필주 기자]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 40대 배송기사가 최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노조측은 과로를 주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사측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1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이하 ‘노조’)는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게 의식 불명 중인 근로자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 등을 요구했다.
강규혁 노조 위원장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배송노동자의 문제에 홈플러스는 ‘우리 직원이 아니다’, ‘우리랑 상관없다’, ‘이편한물류에서 해결하고 책임져야한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이제 뒤에 숨지 말고 나서서 가족들과 함께 대화하고 대책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이수암 노조 지회장은 “이번 사고의 주원인은 갑작스럽게 바뀐 근무형태와 무리한 배송을 해야 하는 구역 조정 때문”이라며 “(사측)말은 휴무를 더 주겠다는 것이지만 임금 삭감은 왜 하는 것인지, 정말 노동자들을 위한다면 배송 무게 제한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홈플러스측을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온라인배송노동자로 근무하던 최모 기사는 지난 11일 오전 출근 준비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수술도 받지 못한 채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노조는 병원이 최 기사가 쓰러진 이유로 스트레스·과로로 인한 뇌출혈을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홈플러스 강서점의 온라인 배송노동자들은 3월부터 휴무제가 변경됨으로 인해 노동강도가 증가했다”며 “하루 20대가 배송하던 지역을 16대만 운영하면서 한 명의 노동자가 감당해야 하는 배송물량이 늘어났고 배송권역도 넓어져 노동시간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홈플러스 운송사인 ‘이편한물류’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경황이 없는 가족에게 홈플러스는 관계없다는 말을 했다”며 “홈플러스를 위해 일한 노동자이니만큼 홈플러스는 운송사 뒤에 숨지 말고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날 홈플러스 측은 “이같은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안타깝다”면서도 “다만 배송기사분에게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배송기사분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기대하면서 현재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