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BI 로카(좌)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서 판매되고 있는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제기됐다. [사진제공=롯데카드 및 Zazzle 갈무리]
[더파워=김필주 기자] 롯데카드가 작년 7월 공개 발표한 신규 BI(Brand Identity)가 해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 중인 디자인과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앞서 지난해 7월 1일 롯데카드는 신규 BI '로카(LOCA)'를 공개했다. 신규 BI 로카는 영문 롯데카드(LOTTE CARD)의 줄임말임인 동시에 스페인어 ‘라 비다 로카(La Vida Loca : 미친 듯이 행복한 삶)’의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롯데카드의 로카 이미지가 미국 온라인 쇼핑몰 재즐(Zazzle)에서 판매 중인 디자인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롯데카드 로카에 사용한 알파벳(L·O·C·A) 문양 디자인과 재즐에서 판매 중인 동일 알파벳 문양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알파벳을 휘감는 덩굴 모양 및 위치, 알파벳 가운데 들어간 꽃 모양 등은 거의 판박이였다.
다만 로카는 알파벳을 조합해 2열로 배치한 뒤 가운데 십자 이미지와 외곽 이미지를 추가했고 알파벳 글씨체가 다를 뿐이다.
현재 로카 이미지는 롯데카드가 출시한 신용카드 ‘로카 포카드’와 기프트 카드 등에 두루 사용되고 있다.
로카에 사용된 디자인과 재즐에서 판매 중인 디자인은 이른바 ‘윌리엄 모리스 패턴’으로 불리는 디자인 양식이다.
19세기말 사회주의자 윌리엄 모리스는 당시 유행했던 아르누보(Art Nouveau) 양식을 활용한 디자인 패턴을 자신의 책과 판화 등에 사용했다.
BI 표절 논란에 대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로카 이미지에 사용한 윌리엄 모리스 패턴은 이미 원작자가 사망한 지 125년이 지나 현재 저작권이 없는 상태”라며 “로카 BI는 윌리엄모리스 패턴을 활용해 당사의 브랜드 방향에 맞게 2차 가공(나침반 모양, 폰트, 방패 문양 등 개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즐에서 판매 중인 디자인과 확연한 차별점을 둘 수는 없었는 지에 대해서는 “그럴 경우 윌리엄 모리스 패턴 양식이 아니게 된다”면서 “비슷한 디자인이라고 주장한 zazzle이란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엽서, 타투 등은 2차 가공물이 아니라 저작권이 없는 이미지를 넣어 판매하고 있을 뿐이다. 윌리엄 모리스 패턴은 이미 상당 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저작권 관련 전문가는 “저작권 관련 최초 다자조약인 베른 협약 저작재산권 유지기간은 원저자 사후 50년인데 우리나라와 미국 등은 70년 이후”라며 “따라서 이 이상 기간이 지났을 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외국 사이트의 경우 이미 2차 가공된 디자인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경우 저작권은 2차 편집자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만약 2차 가공물을 추가 가공해 사용했다면 법률적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