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매각 추진 중인 반도체 후공정 업계 1위인 SFA반도체가 임원 갑질 논란으로 시끄럽다.
MBC뉴스데스크는 15일 '반도체 우수사원의 극단 선택‥.필리핀 공장에서 무슨 일이'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법인장의 갑질·폭언에 시달리던 30대 후반 중견 반도체 기업의 김모 과장이 지난 4월 14일 아내에게 문자로 유서를 보낸 뒤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경찰에게 가까스로 구조됐다는 것이 요지다.
MBC에 따르면 매년 우수 사원으로 평가 받았던 김 과장은 입사 5년 차에 필리핀 법인의 제조파트장으로 발령 받았다.
생산실적 부진을 이유로 상사인 강모 법인장의 폭언이 시작된 것은 부임 후 6개월 이상 지난 시점부터였고 점점 일상이 돼 갔다.
김 과장의 회의 녹취 파일에는 고성과 욕설이 가득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저는) 그 사람 감정의 배설통이었다. 본인의 감정을 저한테 배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현지 직원들도 수시로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인 법인장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MBC는 전했다.
또 해당 법인장은 폭언 뿐 아니라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김 과장은 "손에 잡히는 대로 각티슈라든지 아니면 두꺼운 보고서나 연필, 볼펜, 그런 것들을 뭐 집어던지거나 책상을 발로 찼다"고 설명했다.
현지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법인장에게 김 과장의 가족이 인사를 안 했다는 이유로 질책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김 과장은 주재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년 5개월 만에 귀국했고, 돌아온 뒤 배치된 부서에서도 직속 팀장으로부터 고성과 욕설을 듣는 등 고통을 겪다 공황장애 판정까지 받았다.
이와 관련 전직 법인장 강씨는 MBC에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을 인정한다.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김 과장이 근무시간에 졸거나 거짓말하는 등 불성실하게 일해 업무를 개선 시키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김 과장이 겪은 어려움은 가정 내부 사정 등 여러 문제가 겹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재 결과 갑질 사건이 발생한 회사는 SFA반도였으며, 전직 법인장 강씨는 지난 5월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