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고령 환자 중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을 동시에 앓는 경우, 수술 1년 후에도 10명 중 4명만이 타인의 도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감소증만 있는 환자보다 26%p 낮은 수치로, 보다 정밀한 재활 치료 접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팀(공동연구: 순천향대천안병원 임승규 교수)은 6일,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 유무에 따른 보행 회복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관절 골절은 낙상으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발생하는 대표적 노인성 외상이다. 수술 후 회복이 늦어질 경우 폐렴, 욕창 등 합병증 위험이 높고 사망률 또한 크게 증가해 ‘암보다 무서운 골절’로 불린다.
연구팀은 참가자 전원이 다학제 재활 프로그램인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 프로그램(FIRM)’을 적용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FIRM은 의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치료로, 기존 치료보다 보행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FIRM 치료에도 불구하고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을 함께 가진 환자의 보행 회복률은 60.8%에 불과했다. 반면 근감소증만 있는 환자는 81.8%, 두 질환이 모두 없는 환자는 90.2%까지 회복됐다. 다변량 분석에서는 인지기능 저하만으로 보행 회복 가능성이 45.8% 줄었고, 인지저하와 근감소증이 함께 있을 경우 회복률은 57%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 근력 위주의 재활 접근에서 벗어나 인지저하를 병행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초고령 사회를 대비해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맞춤형 재활 전략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임상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