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김예진 전문의, 최용훈 교수, 내분비대사내과 공성혜 교수
[더파워 유연수 기자] 분당서울대병원은 18일 위암 등 소화기 질환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제균 치료가 골다공증 발병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서 예방 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김예진 전문의, 최용훈 교수, 내분비대사내과 공성혜 교수)은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여부와 골다공증 발병률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성인 846명을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 20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골다공증 발생률은 34.5%였으나, 제균 치료에 성공한 환자는 24.5%에 그쳐 약 29% 낮은 수준을 보였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을 유발하는 유해균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국내 유병률은 2017년 기준 16세 이상에서 44%에 이른다. 최근에는 전신 염증,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교란 등을 일으켜 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과도 연관된다는 사실이 보고되면서 제균 치료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이번 예방 효과는 여성에서 특히 뚜렷했고, 50세 이상 여성에게서 가장 높은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남성은 제균 여부와 골다공증 발병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소화기 질환을 넘어 골다공증과 같은 전신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며 “특히 폐경 이후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50세 이상 여성에서 제균 치료의 효과가 가장 크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