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신규 채용과 퇴직이 동시에 줄며 조직 내 인력 순환이 느려지는 ‘고용 정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리더스인덱스는 26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500대 기업 중 152개사의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규 채용 인원은 15만4266명으로 전년 대비 12.0%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퇴직자 수도 6만9354명으로 8.6% 감소했지만, 채용 감소 폭이 더 커 인력 교체 흐름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신규 채용은 29.9% 줄었고 퇴직은 8.7% 감소했다. 2022년 신규 채용 규모가 퇴직자의 2.9배였던 데 비해 지난해에는 2.2배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경기 부진이 심화된 분야에서 채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 업종의 신규 채용은 2년 새 49.2% 줄어든 3만7657명, 퇴직자는 40.7% 줄어든 1만3494명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 업종은 퇴직자가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채용만 48.4% 급감했다. 이차전지 업종은 신규 채용이 2년 새 77.6% 줄었으나, 퇴직은 115.4% 늘어 인력 구조가 빠르게 축소되는 모습이다.
반대로 자동차·부품 업종은 같은 기간 신규 채용이 7.1% 증가했고,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56.6% 늘어 인력 수요가 확대됐다.
리더스인덱스는 “경기 침체와 업황 부진으로 신규 채용이 급감하고 기존 인력도 자리를 지키면서 ‘덜 뽑고 덜 나가는’ 경직성이 심화했다”며 “특히 업황이 어려운 산업일수록 고용 축소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