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대표이사 전무 박병률)가 또다시 위생 논란에 휩싸였다. 승무원용 식사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폭로에 이어, 이번에는 승객용 기내식을 데우는 오븐 내부가 비위생적이라는 내부 제보가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진에어 타실 때 식사 주문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진에어 현직자 인증을 마친 뒤 “소스와 기름으로 오염된 오븐에서 승객 식사를 데워 제공한다”며 “오븐렉이라 불리는 판을 청소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해도 개선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진=블라인드 캡처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갈색 소스가 말라붙은 오븐 판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진에어를 이용하지 말고, 부득이하게 타더라도 식사는 주문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게시글에는 “내부고발자를 응원한다”, “오래된 찌꺼기가 그대로 보인다”, “조리 공간이 너무 비위생적이다” 등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진에어 내부의 위생 문제 제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적어도 7,8월에는 진에어 타지 마세요(feat. 현직 진에어 B737 기장)’이라는 또 다른 글도 게시됐다. 자신을 진에어 기장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조종사 인력 부족으로 여름 성수기 운항 차질이 우려된다”며 “무리한 스케줄로 피로가 누적돼 안전운항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에는 곰팡이가 핀 빵과 부실한 승무원용 식사(크루밀) 사진도 함께 첨부됐다. 작성자는 “비용 절감으로 식사 품질이 급격히 악화돼 승무원들이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있다”며 “경영진이 비용만 앞세운 결과 안전이 위태롭다”고 비판했다.
사진=블라인드 캡처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제보를 단발적 불만이 아닌 내부 경고로 본다. 한 항공서비스 전문가는 “기내식 위생과 조종사 근무 여건은 모두 승객 안전으로 이어지는 핵심 요소”라며 “저비용항공사일수록 관리 체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게재된 사진은 비행을 마친 후 세척하기 직전에 촬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승객용 기내식은 국제선만 운영하고 있고, 국제선의 경우 매편 세척된 오븐렉을 탑재해 오염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향후 진에어 브랜드로 통합될 예정이다. 진에어는 새로운 통합 브랜드(CI) 공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