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산업연구원(KIET)은 ‘피지컬 AI시대, 중국 로봇산업의 성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중국 로봇산업의 발전 현황과 주요 성장 요인, 그리고 한국 로봇산업의 대응 과제를 제시했다고 3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로봇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전기·전자·자동차 등 핵심 제조업의 자동화 수준을 글로벌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며 제조 경쟁력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2024년 기준 29만5000대로 전 세계의 54%를 차지하며, 휴머노이드와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도 빠르게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 로봇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수요 기반 응용 확산 △정책 지원 △독자적 공급망 구축의 세 가지 축을 꼽았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전략 이후 수요 측 보조금 제도를 확대하며 로봇 수요를 촉진했고, 이에 따라 관련 특허 출원과 기업 설립이 급증했다.
또 장강삼각주·주강삼각주 등 주요 권역별로 감속기, 서보모터, 제어기, 센서, 배터리 등 부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완결형 ‘메가 클러스터’ 생태계를 형성해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
보고서는 중국 로봇산업이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할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한국에 중대한 도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 로봇산업은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수요 창출 △산업 융합 △글로벌 협력 강화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닌 제조·물류·의료·돌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실증 환경 조성과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반도체·정밀 장비·부품 등 기존 제조 강점을 바탕으로 산업 생태계 차원의 융합 지원을 확대하고, 미중 간 블록화 경쟁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 내 한국의 전략적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과는 고령화 대응 로봇서비스 분야 등에서 협력 여지를 모색하고, 미국과는 AI 원천기술과 제조 기반의 상호보완적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