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철골 보에 서명하는 모습. (왼쪽부터)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부사장,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전윤종 원장,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 강남훈 회장, 김보라 안성시장,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윤종군 안성시 국회의원, 산업통상부 최우혁 첨단산업정책관, 경기주택도시공사 김용진 사장, 현대차·기아 전략기획실장 김동욱 부사장/사진= 현대차·기아 제공
[더파워 유연수 기자] 전기차 배터리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현대자동차·기아가 국내에 대규모 배터리 연구·실증 전담 기지를 세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경기도 안성시 제5일반산업단지에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을 열고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본격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안성 배터리 캠퍼스는 부지 약 19만7000㎡, 연면적 약 11만1000㎡ 규모로 조성되며, 현대차·기아는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곳은 차량 요구조건을 정밀하게 반영한 고난도 실증 환경에서 배터리 설계·공정 기술을 통합 검증하는 그룹 최초의 대규모 배터리 특화 연구개발 거점으로, 전기차 전동화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 전략기획실장 김동욱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부사장 등 회사 관계자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윤종군 안성시 국회의원, 산업통상부 최우혁 첨단산업정책관, 김보라 안성시장, 김용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등 정부·지자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캠퍼스에는 전극·조립·활성화 등 배터리 셀 제조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설비가 구축된다. 현대차·기아는 이 설비를 기반으로 배터리 혁신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품질·안전성을 하나의 테스트베드 안에서 반복 검증하고, 소재–셀–모듈–팩–차량에 이르는 전 주기 관점에서 성능과 내구성을 종합 점검하는 체계를 내재화할 계획이다. 남양·의왕 연구소 등이 셀·공정 기술의 초기 설계와 단위 공정 검증을 맡아왔다면, 안성 배터리 캠퍼스는 실제 차량 탑재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연속적으로 검증·고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개발 과정에는 데이터 해석 기술과 시험 자동화,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도 폭넓게 도입된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통해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차세대 전동화 차량에 탑재될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를 우선 개발하고, 향후 시장과 기술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형태·소재의 배터리로 연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더 나아가 로보틱스와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신사업 분야로 배터리 기술을 확장해, 향후 모빌리티 전반에서 늘어날 에너지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화성 기아 PBV(Platform Beyond Vehicle) 전용 공장에 이어 추진하는 세 번째 대규모 국내 투자로, 그룹이 발표한 국내 투자 계획 125조2000억원 가운데 전동화·배터리 R&D 분야를 구체화한 사례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캠퍼스를 중심으로 K-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 기회를 넓혀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연구 인력 양성과 지역 2차전지 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 차원의 미래 경쟁력 제고에도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이날 상량식에서는 현대차·기아와 경기도, 안성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윤종군 국회의원 등이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의 성공적 구축과 지역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각 기관은 배터리 캠퍼스를 안성 지역 2차전지 산업 발전의 허브로 육성하고, 인프라·인력·정책 지원 등에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배터리 캠퍼스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산업 간 협업과 기술 고도화를 촉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