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5.12.01 (월)

산업

미세먼지 ‘보통’도 전립선암 위험 높인다

유연수 기자

기사입력 : 2025-12-01 14:04

한국 기준 ‘보통’ 농도 PM10 장기 노출, 전립선암 위험 인자로 확인

박용현 교수
박용현 교수
[더파워 유연수 기자] 통상 ‘보통’으로 분류되는 수준의 미세먼지에도 장기간 노출되면 남성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박용현 교수와 단국대학교 연구진은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 미세먼지 예보 기준상 ‘보통’ 구간에 속하는 중간 농도 PM10 노출이 전립선암의 위험 인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남성 2만430명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3년간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 노출 수준을 평가하고, 2015년부터 최대 6년간 전립선암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이들을 전립선암 발생군 4071명(19.9%)과 비발생군 1만6359명(80.1%)으로 나눠 미세먼지 노출 정도와의 연관성을 비교·분석했다.

대기오염 자료는 에어코리아의 연간 평균 대기질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예보 등급은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나쁨(151㎍/㎥ 이상) 네 단계로 구분된다. 연구에서 분석된 PM10의 연평균 농도는 약 47㎍/㎥로, 예보 기준상 ‘보통’ 범위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평균 농도(47㎍/㎥)를 기준으로 PM10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그룹은 적게 노출된 그룹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즉 ‘나쁨’ 수준이 아닌 중간 수준의 미세먼지라도 노출량이 많을수록 전립선암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초미세먼지(PM2.5)가 낮은 수준일 때도 이런 경향이 유지됐다는 점이다.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25㎍/㎥ 이하인 조건에서도, 중간 정도 수준의 PM10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집단에서 전립선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체내 침투력이 큰 초미세먼지가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는 일반적으로 ‘보통’으로 인식하는 PM10 역시 전립선암의 독립적 위험 인자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단국대학교 노미정 교수는 “일반적으로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일 때는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다”며 “한국 기준에서 보통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 마스크 착용과 실내 공기 정화, 규칙적인 환기 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 기준의 차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단국대학교 박지환 교수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기준은 연평균 50㎍/㎥, 하루 평균 100㎍/㎥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연평균 15㎍/㎥, 하루 평균 45㎍/㎥ 기준보다 덜 엄격한 편”이라며 “공중 보건과 장기적인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엄격한 환경 기준과 적극적인 대기질 관리, 국민 차원의 마스크 착용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외에 생활습관 요인도 함께 분석했다. 하위 그룹 분석 결과, 걷기 빈도, 흡연, 음주, 고혈압, 비만 등이 전립선암 발생과 상관성을 보였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도 걷지 않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약 1.2배 높았고, 비만한 그룹은 정상 체중군보다 위험이 약 1.8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노출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통해 위험을 낮출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에게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특히 50세 이상에서 발병 위험이 높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진행되면 소변 줄기 약화, 빈뇨·야간뇨 등 배뇨 장애, 혈뇨·혈정액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5년 생존율이 99%에 달하지만, 뼈·림프절 등으로 전이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증상이 없더라도 50세 이상 남성,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45세부터 매년 전립선암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전립선암의 기존 위험 요인으로는 유전적 소인, 비만, 흡연, 남성 호르몬 이상,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미세먼지 노출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환경 요인으로 추가될 수 있음을 제시한 셈이다. 서울성모병원 박용현 교수는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대기오염과 관련된 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중·장년 남성은 개인 건강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공중보건 전문 학술지 ‘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3,915.87 ▼10.72
코스닥 921.24 ▲8.57
코스피200 553.57 ▼0.43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9,399,000 ▲971,000
비트코인캐시 781,000 ▲5,000
이더리움 4,247,000 ▲27,000
이더리움클래식 19,320 ▼110
리플 3,059 ▲25
퀀텀 2,137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9,505,000 ▲1,125,000
이더리움 4,248,000 ▲29,000
이더리움클래식 19,340 ▼50
메탈 592 ▲1
리스크 356 ▼1
리플 3,063 ▲29
에이다 585 ▼3
스팀 109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9,400,000 ▲1,050,000
비트코인캐시 781,500 ▲6,000
이더리움 4,245,000 ▲26,000
이더리움클래식 19,270 ▼100
리플 3,058 ▲24
퀀텀 2,140 ▼4
이오타 14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