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일부 ‘구스다운 패딩’이 실제로는 거위털 함량이 기준에 한참 못 미치거나 아예 오리털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더블유컨셉·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등 4개 패션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구스다운 패딩 24개를 시험한 결과, 5개 제품이 거위털 제품 기준(거위털 80%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9일 밝혔다.
조사 대상 가운데 레미 ‘구스다운숏점퍼’(거위털 비율 35.4%), 라벨르핏 ‘루벨르구스다운숏패딩벨티드패딩’(37.6%), 힙플리 ‘트윙클폭스퍼벨트롱패딩’(6.6%), 클릭앤퍼니 ‘워즈경량패딩점퍼’(57.1%), 프롬유즈 ‘구스다운사가폭스퍼숏패딩’(51.0%) 등 5개 제품은 실제 거위털 비율이 제품명·광고상 ‘구스다운’ 이미지와 달리 기준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힙플리 제품처럼 거위털 비율이 6%대에 불과한 사례도 있었다.
에이블리에서 판매된 벨리아 ‘007시리즈프리미엄구스다운니트패딩’(거위털 비율 4.7%), 젠아흐레 ‘리얼폭스구스다운거위털경량숏패딩’(1.9%) 등 2개 제품은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는 ‘구스’로 표기돼 있었지만, 실제 품질표시에는 ‘덕다운(오리털)’로 표시돼 있었다. 두 제품의 실제 거위털 비중은 1.9~4.7%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오리털 제품임에도 구스다운처럼 판매된 셈이다.
플랫폼별로는 에이블리가 조사 대상 5개 중 4개, 지그재그가 5개 중 2개, 더블유컨셉이 6개 중 1개에서 거위털 함량 기준 미달 제품이 확인됐다. 무신사에서 판매된 8개 제품은 거위털 비율 기준에는 모두 적합했다. 소비자원은 지난 9월25일 기준 각 플랫폼에서 ‘구스다운’으로 검색해 추천순으로 정렬한 30만원 미만 제품을 골라 시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레미·프롬유즈 등 2개 제품은 실제 솜털(다운) 비율이 표시치보다 낮았고, 3개 제품은 솜털·깃털 조성혼합률 자체가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 품질표시도 부실했다. 조사 대상 24개 중 12개 제품은 혼용률, 제조자(수입자) 정보, 주소·전화번호 등 법정 표시사항이 일부 누락됐거나 중국어·영어 등 외국어로만 표기돼 현행 기준에 맞지 않았다. 다만 충전성(복원력), 탁도·유지분 등 위생성, 유해물질 안전성 시험에서는 전 제품이 관련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소비자원은 지적 대상 7개 업체가 문제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상품정보를 수정하고, 소비자에게 교환·환불 조치를 하겠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각 플랫폼사도 자체 모니터링 강화, 판매자 패널티 부과, 소비자 환불 안내 등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다운 제품은 충전재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표시 정보의 정확성이 중요하다”며 온라인 상품 정보와 실물 품질표시 내용이 일치하는지 수령 후 반드시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생활 의류 관련 피해가 반복되는 만큼 ‘소비자24’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