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창립 60년 만에 첫 전문경영인 회장을 배출한 HS효성이 기술·품질 중심의 ‘가치경영’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며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HS효성은 김규영 전 효성 대표이사를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고 송성진·양정규 등 주요 경영진 인사를 포함한 임원 인사 명단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누구든 역량만 갖추면 그룹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조현상 부회장의 평소 인사 철학을 반영했다. HS효성은 오너 일가가 아닌 내부 출신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세우면서 집단지성과 실력 중심 인사를 앞세운 ‘포스트 오너체제’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설명이다.
김규영 회장은 기술과 품질을 기반으로 한 HS효성 가치경영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평가된다. 1972년 그룹 모태 기업인 동양나이론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언양·안양 공장장, 중국 총괄 사장, 효성그룹 CTO와 기술원장을 거치며 스판덱스 개발을 포함한 섬유 기술 확립과 품질 고도화에 기여했다. 2017년부터는 8년간 효성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으며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려 왔다. 김규영 회장의 발령일은 2026년 4월1일이다.
주요 승진 인사도 가치경영·실적주의·다양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공급망 안정화와 물류 사업을 이끌어 온 송성진 트랜스월드PU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 사업 비중이 큰 HS효성의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AI/DX 사업을 이끌어 온 양정규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이사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양 부사장은 국내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 11년 연속 1위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AI·디지털 전환 사업을 확장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운영·미래 전략을 맡을 실무형 인재도 전면에 배치됐다. 기획·관리 부문에서는 인재 육성과 조직문화 개선에서 성과를 보여 온 박창범 인사총무팀장이 상무보로 신규 선임돼 HS효성 출범 이후 진행 중인 인재 육성·조직문화 혁신 작업을 이끌게 된다.
HS효성첨단소재에서는 타이어보강재PU 섬유영업을 맡은 이태정 전무, 중국 가흥 화섬법인과 중국 SC영업을 총괄하는 천병호 상무, 베트남 관리본부를 책임지는 손판규 상무가 승진했다. 신사업을 담당해 온 정유조 미래전략실 신사업1팀장은 상무보로 발탁돼 그룹 핵심 성장동력 발굴을 이어간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에서는 양정규 부사장 승진과 함께 HIS PU 전략기획본부를 이끄는 양천봉 전무, 금융본부를 맡은 이정걸 전무가 선임돼 AI·스토리지·금융 IT사업의 외연 확대를 뒷받침한다.
HS효성은 앞서 공채 출신 여성 임원 전유숙 상무를 시작으로 여성 임원 발탁을 늘리고, 테리 스와너를 그룹 최초 외국인 임원으로 기용하는 등 다양성 강화 기조를 이어 왔다고 설명했다.
HS효성은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영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조현상 부회장이 강조해 온 기술·품질 중심의 가치경영을 도시정비·첨단소재·AI/DX 등 전 사업군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승진 임원들의 발령일은 2026년 1월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