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다발성경화증 신약 후보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

[더파워 유연수 기자] 뇌·척수 신경을 스스로 공격하는 다발성경화증 등 신경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한 국내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대웅제약은 개발 중인 신경염증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주관하는 ‘2025년도 제2차 국가신약개발사업 신규지원 대상과제’로 최종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대웅제약은 이번 선정으로 향후 2년간 국가신약개발사업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해당 후보물질의 비임상 단계 연구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회사는 비임상 독성·약효 평가와 기전 연구를 고도화해 임상 진입 기반을 조기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을 최우선 적응증으로 삼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의 신경을 감싸는 미엘린(myelin)을 오인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신경 전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팔다리 힘 저하, 감각 이상, 시력 저하, 만성 피로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한 번 손상된 신경이 회복되기 어렵고 근본적 치료도 쉽지 않아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분류된다.

현재 사용 중인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상당수는 뇌와 척수로 들어가는 혈관벽인 뇌혈관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충분히 통과하지 못해 중추신경계 내부에서 충분한 약물 농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염증의 ‘발생 현장’까지 약물이 도달하지 못해 병변을 근본적으로 조절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대웅제약 측은 자사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 BBB 투과능을 높여 뇌와 척수 내부의 염증 부위까지 직접 도달해 작용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발성경화증 발생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와 신경교세포를 선택적으로 조절해 감염 위험 등 전신 면역 억제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신경세포 보호 효과까지 유도하는 기전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회사는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기존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디스커버리센터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신경염증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전략적 신약 개발 과제”라며 “다발성경화증은 뇌혈관장벽 문제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가 분명한 질환인 만큼, 우수한 BBB 투과능을 갖춘 후보물질로 차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