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겨울철 들어 손가락과 관절이 평소보다 더 뻣뻣하고 쑤신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상완 교수는 겨울철 기온·기압·일조량 변화 등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며, 적절한 운동과 꾸준한 치료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손목·어깨·팔꿈치·무릎 등 여러 관절에 통증과 붓기를 일으키는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이다. 대개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며, 관절 통증뿐 아니라 피로감, 식욕 저하, 전신 쇠약, 우울감까지 동반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겨울철 통증이 더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 정상완 교수는 기온·기압 저하와 일조량 감소 등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온과 함께 기압이 떨어지면 관절 주변 힘줄·근육·인대 조직의 미세한 팽창과 긴장 변화로 통증이 증가할 수 있고, 일조량이 줄어 들면서 감정 변화와 활동량 감소가 겹쳐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겨울은 환경·심리적 요인이 겹치면서 환자에게 ‘더 아픈 계절’로 체감될 수 있다”며 “춥다고 몸을 움츠리고 움직임을 줄이면 관절이 더 굳고 근육이 약해져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외 활동이 어렵다면 실내에서라도 아침·저녁으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힘줄이 굳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을 규칙적으로 부드럽게 움직이고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지지력이 좋아지고, 통증 완화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상완 교수는 “적정 강도의 운동은 통증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의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와 방법을 의료진과 상의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기본 치료는 약물요법이다. 전통적으로는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항류마티스제(DMARDs)가 사용돼 왔고, 최근에는 염증을 가능한 ‘0에 가깝게’ 낮추는 것을 목표로 생물학적 제제와 표적 합성제제가 널리 쓰이고 있다. 간·신장 기능 저하를 우려해 약 복용을 망설이는 환자도 있지만,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모니터링을 병행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염증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상태가 오래 지속될 때다. 정상완 교수는 “활동성 염증을 방치하면 연골이 닳고 뼈가 침식되면서 관절 변형과 영구적인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간질성 폐질환 등 전신 합병증 위험도 높이는 만큼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로 관해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류마티스 관절염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꾸준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체중 관리, 금연,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 생활습관 개선을 함께 실천해야 겨울철 통증 악화와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