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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수술, 전신마취 없이 안전하게…방사선 없는 전극 확인 기술도 입증

유연수 기자

기사입력 : 2025-12-17 09:33

분당서울대병원·건국대병원 공동연구팀, 국소마취 인공와우 수술 94% 성공·SmartNav로 X-ray 없이 전극 위치 확인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좌), 건국대병원 이비인-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좌), 건국대병원 이비인-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우)
[더파워 유연수 기자] 노화로 인한 난청이 급증하고 인공와우 수술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도 보다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고 방사선 노출 없이 전극 위치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연이어 입증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와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17일 인공와우 수술의 국소마취 적용 가능성과 무선 전극 위치 확인 시스템 ‘SmartNav’의 효과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40% 이상은 노화성 난청을 겪고 있으며, 난청은 치매와 관련된 여러 위험 요인 가운데 ‘조절 가능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청기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 인공와우 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청각 재활 방법으로, 손상된 달팽이관(와우)을 대신해 청신경을 직접 전기 자극하는 전극을 와우 내부에 삽입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고령화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마취 방법과 전극을 더 정확히 배치하는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커져 왔다.

공동연구팀은 먼저 전신마취가 위험한 환자들에게 국소마취만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021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진 인공와우 수술 980건 가운데 전신마취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 16명(평균 연령 65세)을 대상으로 17건(양측 수술 1명 포함)의 국소마취 수술을 시행했다. 국소마취를 권고한 경우는 △전신 상태가 취약해 전신마취 시 수술 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환자 △전신마취 후 섬망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 △국소마취를 선호하는 80세 이상 초고령자 △전신마취를 거부하는 환자 등으로 나뉘었다.

수술은 외이도와 귀 뒤 절개 부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정제는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술 시간도 한쪽 귀 기준 1~1시간 30분 범위로 제한했다. 분석 결과 17건 가운데 16건(94.12%)에서 국소마취만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수술 관련 사망이나 주요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안면마비, 미각 장애,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국소마취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사례는 MELAS 증후군 환자였다. MELAS 증후군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전신마취 후 근육 긴장 회복 지연, 대사성 산증, 호흡 기능 저하 위험이 높다. 연구진은 MELAS 증후군 5건(29.41%)을 포함해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 4건, 심한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 3건 등에서 국소마취가 전신마취보다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경도 인지장애가 있던 고령 환자 1명은 수술 중 행동 문제로 전신마취로 전환되는 등 환자 상태에 따른 개별 평가의 중요성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어 인공와우 수술의 또 다른 핵심인 ‘전극 위치 확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검증도 진행했다. 인공와우 수술의 성공 여부는 달팽이관 내부에 삽입되는 전극이 청신경에 얼마나 가깝고 정확하게 배치되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청신경에 더 근접하게 자극을 전달하기 위해 개발된 ‘얇은 와우축 전극’은 얇고 유연한 구조 탓에 삽입 과정에서 전극 끝이 안쪽에서 말리는 ‘전극 끝말림(Tip Fold-Over)’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런 변형이 생기면 청력 회복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어지럼증이나 이명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수술 중 전극 위치 확인이 필수다.

기존에는 수술실에서 X-ray를 촬영해 전극의 위치를 확인했으나, 마취 시간을 늘리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방사선 피폭 위험을 안긴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4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정상적인 달팽이관 구조를 가진 환자 98명(134건)을 대상으로 무선 전극 위치 확인 시스템 ‘SmartNav’의 효과를 평가했다. SmartNav는 수술 중 전극 사이 전기신호를 무선으로 측정해 전극 배열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모든 수술에서 SmartNav로 전극 위치를 확인한 뒤 X-ray로 다시 촬영해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X-ray에서 전극 끝말림이 확인된 8건(6.0%) 모두를 SmartNav가 감지해 민감도 100%를 기록했다. 정상적으로 배치된 경우를 정상으로 판별한 비율(특이도)도 99.2%로 높게 나타났다. X-ray 촬영에 비해 측정 시간은 평균 11분 18초에서 3분으로 줄어 수술 효율도 크게 개선됐다. SmartNav는 국소마취로 진행된 수술과 재수술, 그리고 선천성 내이 기형의 하나인 와우신경결손 환자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 방사선 피폭 없이 전극 배치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도구임을 입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그간 대부분 전신마취로 시행되던 인공와우 수술이 전신마취 고위험군에서도 국소마취만으로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노인·중증 기저질환자 등에서 전신마취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정밀의료적 접근 전략을 제시한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는 “SmartNav를 활용하면 X-ray 노출 없이도 실시간으로 전극 배치를 확인해 즉시 교정할 수 있어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국소마취나 재수술 사례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향후 인공와우 수술의 안전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소마취 인공와우 수술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Otology and Neurotology’에, SmartNav 전극 위치 확인 기술 검증 연구는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각각 게재됐다. 연구팀은 고령화에 따라 인공와우 수술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에도 고위험 환자를 위한 맞춤형 마취 전략과 방사선 노출을 줄이는 수술 보조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정밀한 청각 재활 수술 모델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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