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해운정사 도과 주지 스님이 진제 큰스님(대선사)을 모시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이승렬 기자
[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이승렬 기자] 부산 해운대 우동3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종교·문화 보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해운정사 주지 도과 스님은 6일 오후 2시 조계종 전 종정 진제 대선사를 모시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개발 계획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해운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14대 종정을 지낸 진제 대선사가 간화선 대중화의 원력으로 1971년 창건한 전통사찰로, 2015년 전통사찰로 지정됐다. 부처님 진신사리 33과를 봉안한 관음보궁을 비롯해 다수의 전각과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운대 10대 관광명소로도 꼽힌다. 연간 수십만 명의 신도와 내외국인 방문객이 찾는 부산·경남 대표 사찰이다.
도과 스님은 재개발 계획의 핵심 문제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수백 년간 주민과 학생들이 이용해 온 우동2도로를 폐도하고 ‘금(之)자’ 형태로 변경하려는 계획이다. 그는 “길은 생활의 일부이자 공공의 자산”이라며 “단지 조성을 이유로 기존 도로를 없애는 것은 주민 불편과 교통 혼란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둘째는 고층 아파트 건설로 인한 일조권·조망권 침해다. 해운정사 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사찰 경내의 일조가 차단돼 목조 문화재 훼손은 물론, 수행 환경과 신도들의 심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사찰 측은 대안을 수차례 제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과 스님은 “재개발은 이익이 아니라 상생이어야 한다”며 “전통과 역사를 훼손한 개발은 결국 도시의 미래를 갉아먹는다”고 강조했다. 길을 지키는 일이 곧 문화와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라는 메시지였다.
6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해운대 우동3구역 재개발에 반대하는 해운정사 스님과 신도들이 ‘공공도로 폐도 반대’를 외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승렬 기자
같은 시각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는 해운대 우동3구역 재개발 문제와 관련해 해운정사를 비롯한 대구 동화사, 남해 성담사, 영남불교대학 등 공동 주최 측 스님과 신도 300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피켓을 들고 “공공도로 폐도는 안 된다”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평화적인 방식으로 뜻을 모았다.
한편 해운정사 윤정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동3구역 재개발 조합과 해운대구청, 부산시청에 수차례 협의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